풀타임 3년차의 젊은 투수에게 ‘토종 에이스’ 호칭은 무겁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자리가 사람을 만드는 걸까. 김원중(26·롯데 자이언츠)은 자신을 향한 기대치에 조금씩 다가가고 있다.
김원중은 1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시범경기에 선발등판, 4이닝 5피안타 3탈삼진 무사사구 무실점을 기록했다. 두 번의 등판에서 7이닝 무사사구 6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며 시범경기를 마무리했다. 기대 이상의 성적이다.
전문가들이 국가대표급 타선이 버티고 있는 롯데를 중하위권으로 분류하는 이유는 단연 선발진이다. 외인 원투펀치를 제외하면 확실한 국내 선발이 없다. 프리에이전트(FA) 노경은마저 이탈하며 김원중이 토종 에이스 역할을 떠맡았다. 지난해 거둔 8승이 ‘커리어하이’인 그에게 타이틀은 무거워보였다.
김원중에게는 최고 140㎞대 후반의 묵직한 속구가 있지만 문제는 제구였다. 주자가 나가면 평정심을 잃고 무너지기 일쑤였다. 양상문 감독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명상을 제안했고 시범경기부터 서서히 효험이 발휘되고 있다. 경기 후 양상문 감독이 “명상을 시작하면서 차분해졌다”고 김원중을 치켜세우자 그는 “원래 차분했습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심정으로 여유가 생겼음이 드러나는 장면이다. 김원중은 “3선발 자리는 부담보다 책임감으로 다가온다. 내가 잘 해내야 우리 팀이 높은 곳으로 올라간다고 생각한다”며 “시즌 때도 지금의 감을 이어가고 싶다. 빠른 템포의 투구로 유리한 볼카운트를 잡아나가는 것이 목표”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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