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전인 2008베이징올림픽은 ‘류윤김(류현진·윤석민·김광현)’ 트로이카의 에이스 대관식이었다. 당시 20대 초반의 세 투수는 대표팀은 물론 리그를 평정하며 한국야구의 중심으로 우뚝 섰다.
2019년, 류현진은 미국 메이저리그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개막전 선발로 거론되고 있다. 반면 윤석민(KIA 타이거즈)은 잦은 부상과 수술로 1군 엔트리 진입조차 장담할 수 없다. 류윤김 트리오 중 김광현(SK 와이번스)만이 KBO리그를 여전히 호령하고 있다. 지금 김광현의 파트너는 양현종(KIA)이다. 베이징올림픽까지만 해도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던 양현종은 2014년부터 5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올렸고, 2017년에는 20승으로 전국구 에이스가 됐다.
올해도 쌍두마차는 리그를 대표할 전망이다. 스포츠동아가 프로야구 개막을 맞아 실시한 30인 설문조사(복수응답 허용)에서 리그 대표 에이스를 묻는 질문에 김광현(24명)이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양현종을 꼽은 전문가는 9명이었다. 지난해 팔꿈치 인대접합수술(토미존 서저리)로 이닝 제한 적용을 받았음에도 빼어난 구위를 자랑했던 김광현에 대한 기대가 담긴 결과다.
하지만 이들 외 새 얼굴이 없다는 것은 한국야구의 씁쓸한 단면이기도 하다. 김광현, 양현종을 제외한 선수 중 거론된 이는 최충연(삼성 라이온즈)이 유일하다. 그나마도 “리그 대표 에이스로는 쉽지 않지만 언젠가 최고의 선수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 그를 꼽은 이유다.
한국야구는 올해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를 시작으로 2020도쿄 올림픽, 2021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 굵직한 국제대회를 앞두고 있다. 언제까지 김광현, 양현종에게만 기댈 수 없는 노릇이다. 장성호 KBS N 해설위원은 “좌완 일색의 구성은 대표팀에게 마이너스다. 우완 쪽에서 새 얼굴이 나오길 바란다”고 했다. 이종열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오히려 안우진(키움 히어로즈)에게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는 활약했지만 어디까지나 중간 역할이었다. 안우진이 선발로 성장해주면 리그 자체의 전망이 밝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