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이탈리아 몬차에서 열린 프로배구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에서 KB손해보험 관계자들은 지난 시즌 팀에서 활약한 알렉스와 재계약하기로 가닥을 잡고 느긋하게 플랜B를 준비했다. 반면 나머지 6개 팀은 기존 외국인이 2년 간 팀에서 활약하거나 부진해 새 시즌을 앞두고 새 외국인 물색에 나서야 했다. 권순찬 KB손해보험 감독은 “다음 시즌에는 우리 팀만 트라이아웃에서 외국인을 뽑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예측과 달리 다음 시즌에도 V리그에서 새 유니폼을 입은 외인들을 제법 여럿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당장 우리카드의 창단 첫 플레이오프행을 이끈 아가메즈의 잔류 여부도 불투명하다. 25일 출국 예정인 아가메즈에 우리카드는 확실한 재계약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아가메즈가 에이전트를 통해 “유럽 3개 구단으로부터 입단 제의를 받았다”는 말을 전달한 뒤 일단 관망하기로 했다. V리그에서 외국인이 재계약하는 경우 최대 35만 달러(한화 약 3억9500만 원)의 연봉상한이 있는데 해외구단이 더 높은 금액을 제시하면 경쟁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외국인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구단 차원의 의지도 있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해외서 러브콜이 있다고 조바심에 섣불리 재계약 이야기를 꺼내면 선수 긴장감이 풀릴 수 있다. 30대 중반인 아가메즈의 나이도 무시할 수 없다.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다른 외국인들의 상태를 보고 결정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삼성화재도 마찬가지다. 15일 출국한 타이스에 확답을 주지 않았다. 3시즌 째 한국에서 활약한 타이스는 이번 시즌 가장 많은 득점(879점·리그 1위)을 올렸지만 서브, 리시브에 고질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어 트라이아웃 참가 선수들의 면면을 살핀 뒤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외국인선수가 전력에서 이탈한 한국전력, 알렉스의 부상으로 교체선수 펠리페로 잔여시즌을 치른 KB손해보험은 새 외국인 선발에 나설 방침이다. 쿠바출신의 새 외국인 요스바니와 시즌을 치른 OK저축은행도 김세진 감독이 자진사퇴함에 따라 외국인 구성 등에서 새 판을 짤 가능성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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