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섣불리 재계약 않겠다”…아가메즈도 불안한 남자배구 외인시장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3월 22일 07시 13분



지난해 5월 이탈리아 몬차에서 열린 프로배구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에서 KB손해보험 관계자들은 지난 시즌 팀에서 활약한 알렉스와 재계약하기로 가닥을 잡고 느긋하게 플랜B를 준비했다. 반면 나머지 6개 팀은 기존 외국인이 2년 간 팀에서 활약하거나 부진해 새 시즌을 앞두고 새 외국인 물색에 나서야 했다. 권순찬 KB손해보험 감독은 “다음 시즌에는 우리 팀만 트라이아웃에서 외국인을 뽑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예측과 달리 다음 시즌에도 V리그에서 새 유니폼을 입은 외인들을 제법 여럿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당장 우리카드의 창단 첫 플레이오프행을 이끈 아가메즈의 잔류 여부도 불투명하다. 25일 출국 예정인 아가메즈에 우리카드는 확실한 재계약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아가메즈가 에이전트를 통해 “유럽 3개 구단으로부터 입단 제의를 받았다”는 말을 전달한 뒤 일단 관망하기로 했다. V리그에서 외국인이 재계약하는 경우 최대 35만 달러(한화 약 3억9500만 원)의 연봉상한이 있는데 해외구단이 더 높은 금액을 제시하면 경쟁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외국인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구단 차원의 의지도 있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해외서 러브콜이 있다고 조바심에 섣불리 재계약 이야기를 꺼내면 선수 긴장감이 풀릴 수 있다. 30대 중반인 아가메즈의 나이도 무시할 수 없다.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다른 외국인들의 상태를 보고 결정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삼성화재도 마찬가지다. 15일 출국한 타이스에 확답을 주지 않았다. 3시즌 째 한국에서 활약한 타이스는 이번 시즌 가장 많은 득점(879점·리그 1위)을 올렸지만 서브, 리시브에 고질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어 트라이아웃 참가 선수들의 면면을 살핀 뒤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외국인선수가 전력에서 이탈한 한국전력, 알렉스의 부상으로 교체선수 펠리페로 잔여시즌을 치른 KB손해보험은 새 외국인 선발에 나설 방침이다. 쿠바출신의 새 외국인 요스바니와 시즌을 치른 OK저축은행도 김세진 감독이 자진사퇴함에 따라 외국인 구성 등에서 새 판을 짤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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