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후유증은 없었다. ‘도마 황제’ 양학선(27·수원시청)이 다시 한번 세계를 향해 힘차게 날아올랐다.
양학선은 24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아스파이어돔에서 열린 국제체조연맹(FIG) 기계체조 월드컵 도마 남자부 결선에서 1, 2차 시기 평균 15.266점으로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2위를 차지한 이고르 라디빌로프(우크라이나·14.916점)를 넉넉히 따돌렸다.
일주일 전인 17일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개최된 월드컵 시리즈에서 금빛 시상대에 서며 황제의 컴백을 알린 양학선은 도하에서도 정상에 올라 2020도쿄올림픽 전망을 밝혔다.
도마 앞을 짚어 공중에서 3바퀴를 비트는 동작(난도 6.0), 자신의 이름을 딴 ‘양학선1(일명 양1)’을 시도한 1차 시기에서 15.466점을 받은 양학선은 난도를 낮춘 2차 시기에서 15.066점을 얻어 평균 15.266점으로 연기를 마쳤다. 결선 포디움에 선 출전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평균 15점대를 넘겨 의미를 더했다.
완벽한 부활이다. 2012런던올림픽 우승자인 양학선은 이듬해 벨기에 안트워프 세계선수권을 석권해 ‘커리어 하이’를 찍는 듯했으나 이후 햄스트링 부상과 재활로 하향세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양학선에게 포기는 없었다. 컨디션 관리와 피나는 훈련을 병행하면서 또다시 절정의 리듬을 찾을 수 있었다.
양학선의 힘찬 도약이 반가운 이유는 또 있다. 대한민국 체조에는 ‘여제’ 여서정(17·경기체조)도 있다. ‘원조 도마 황제’ 여홍철 교수(48·경희대)의 딸로, 역시 도마에 특화됐다.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AG)에서 금메달 시상대에 선 여서정은 2월 호주 멜버른에서 개최된 FIG 월드컵 도마 여자부 결선에서 금빛 착지에 성공하며 올림픽 청신호를 켰다.
많은 체조 인들은 “현재 기량만 유지된다면 양학선에게 적수는 없다. 8년 만의 올림픽 정복 가능성은 충분하다. 여서정도 3위권 진입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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