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리그 1위 대한항공이 벼랑 끝에 섰다. 안방 인천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의 챔피언결정전(5전 3선승제) 1, 2차전에서 풀 세트 접전을 펼쳤지만 모두 패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대한항공의 우위를 점쳤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정반대로 가고 있다. 최근 4시즌 연속 정규리그 1위 팀이 챔피언결정전에서 웃지 못했던 전례가 5시즌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역대 챔피언결정전에서 먼저 2패를 한 뒤 승부를 뒤집은 팀은 없다.
대한항공의 2차전 패배는 외국인 선수 가스파리니(35)의 부진이 결정적이었다. 1차전에서 양 팀 최다인 25점을 올렸던 가스파리니는 2차전에서 29.4%의 저조한 공격 성공률로 6득점에 그쳤다.
반면 우리카드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허리 통증으로 결장해 최태웅 감독을 걱정하게 했던 현대캐피탈의 파다르는 1차전 20득점, 2차전 21득점으로 제 몫을 했다.
가스파리니의 부진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 창단 후 처음으로 챔피언에 등극했던 지난 시즌 24.7점이었던 가스파리니의 정규리그 경기 평균 득점은 이번 시즌 20.6점으로 뚝 떨어졌다. 외국인 선수 가운데 가장 낮다. 48.4%인 공격 성공률도 외국인 선수 가운데 최저다.
대한항공 박기원 감독은 정규리그 우승 직후 챔피언결정전까지 남은 기간 동안 보완이 필요한 부분을 묻자 “가스파리니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결국은 그 말이 맞아 떨어진 셈이다. 2차전을 지켜본 김상우 KBSN 해설위원은 “현대캐피탈은 우려했던 파다르가 출전할 수 있었고, 세터 이승원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한항공은 정지석(1차전 20득점, 2차전 26득점)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혼자로는 현대캐피탈의 화력을 당할 수 없다. 가스파리니가 살아나지 않는 한 대한항공의 승리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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