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최다 34점에 16리시브까지… 흥국생명, 도로공사에 풀세트 승리
10년 만의 우승, 한 걸음만 남겨
흥국생명 세터 조송화의 세트는 어김없이 이재영(23·사진)의 머리 위로 향했다. 그때마다 용수철처럼 뛰어오른 이재영은 상대 코트를 향해 스파이크를 날렸다. 흥국생명은 5세트를 시작하자마자 이재영의 연속 3득점으로 3-1로 앞서 나갔고 마지막까지 리드를 지켰다.
이재영이 펄펄 난 흥국생명이 25일 경북 김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홈팀 도로공사를 풀세트 접전 끝에 3-2(25-23, 21-25, 17-25, 25-19, 15-12)로 눌렀다. 1차전 승리 뒤 2차전을 내줬던 흥국생명은 10년 만의 우승이자, 12년 만의 통합우승에 1승만을 남겨 뒀다.
3-1로 이긴 1차전에서 23점, 0-3으로 진 2차전에서 21점을 올렸던 이재영은 이날 정규리그 경기를 포함해 이번 시즌 최다인 34점을 기록했다. 공격 점유율은 절반에 가까운 42.47%나 됐다. 5세트 12-9로 앞선 상황에서는 5차례 연속 스파이크를 시도해 결국 득점으로 연결하기도 했다. 공격뿐만이 아니었다. 리시브 성공(16개)도 팀에서 가장 많았다. 리시브 효율(리시브 성공에서 리시브 실패를 뺀 뒤 전체 리시브로 나눈 것)이 41.7%로 ‘수비 전문’ 리베로 포지션의 김해란(46.4%)에게 크게 뒤지지 않았다. 이재영은 이번 시즌 득점 전체 2위, 퀵오픈 1위, 시간차 2위 등 외국인 선수들을 능가하는 공격은 물론 디그와 수비(이상 7위)에서도 톱10에 포함돼 있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정신력의 승리다. 마지막 힘겨루기에서 우리가 조금 나았던 것 같다. 5세트에서 이재영의 수비를 아예 빼주고, 공격에 집중하게 한 게 결과가 좋았다. 솔직히 인천(5차전)까지 가기 싫다”고 말했다.
도로공사는 박정아(28득점)와 파튜(31득점) 쌍포가 분전했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집중력이 떨어졌다.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은 “4세트에 점수 차가 벌어져 박정아 등 주전들을 어느 정도 쉬게 하며 5세트를 대비했는데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나도 현기증이 날 정도로 힘든데 선수들은 오죽하겠나. 그래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싸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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