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일승 오리온 감독은 KCC와의 6강 플레이오프 시리즈 내내 포워드 최진수(30·203cm)를 KCC 이정현(32·191cm)의 마크맨으로 세웠다. 12cm의 신장 차를 활용해 ‘공격의 핵’이 될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이정현을 묶어두겠다는 계산이었다.
27일 3차전에서 이정현은 14득점을 했다. 정규리그 경기당 평균 17.2점을 기록한 것에 비하면 저조한 성적. 매 경기 2개씩 집어넣던 3점슛은 한 개도 기록하지 못했다. 이렇게 추 감독의 ‘이정현 수비 전략’은 적중하는 듯했다.
하지만 KCC에는 이정현만 있는 게 아니었다. KCC는 브랜든 브라운(25점·사진), 송교창(18점), 마커스 킨(17점)의 활약을 앞세워 27일 고양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6강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3차전에 90-87로 이겼다. 스테이시 오그먼 KCC 감독은 경기 전 “이정현에 대한 집중 수비는 예상한 부분이다. 이정현 외에 다른 득점 루트를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이정현에게 수비가 집중된 사이 KCC는 브라운과 킨의 2 대 2 플레이, 송교창의 1 대 1 돌파 등 다양한 득점 루트를 만들어 갔다.
경기 후 이정현은 “오늘 (송)교창이가 너무 잘해줬다. 교창이가 워낙 빠르기 때문에 오리온의 포워드진이 고전하는 게 보여 기회를 많이 줬다. 남은 시리즈에서도 동료를 잘 활용하면서 영리하게 경기를 이끌어 가겠다”고 말했다.
KCC는 전반을 48-41로 앞선 채 끝냈다. 3쿼터 오리온은 3점슛 2개 포함 11점을 올린 김강선의 활약을 앞세워 KCC를 64-65 턱밑까지 추격했다. 4쿼터 중반까지 시소게임을 이어갔으나 송교창과 브라운의 연속 득점이 터지며 점수 차가 85-73까지 벌어졌다. 이후 오리온은 종료 20초 전 박상오의 자유투 성공으로 2점 차까지 따라붙었지만 승부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오리온은 2쿼터 이승현이 햄스트링 통증을 호소하며 교체된 것이 뼈아팠다. 오리온은 이승현이 10분 34초 출전에 그치며 골밑에서 열세를 면치 못했다. 2차전 3점슛 17개(성공률 47%)를 성공시키며 승리했던 오리온은 이날 3점슛 21개를 시도해 7개 성공(성공률 33%)에 그쳤다.
KCC는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4강 진출에 1승만을 남겨뒀다. 역대 6강 플레이오프에서 1승 1패 후 3차전에서 승리한 팀은 66.7%의 확률(9차례 중 6차례)로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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