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감독은 변화된 모습을 보이면서 결과도 나쁘지 않았다. 활약을 펼친 선수들도 나오면서 앞으로 모든 포지션에 걸쳐 전방위적인 경쟁을 예고했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지난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에서 2-1로 승리했다. 볼리비아전 1-0 승리에 이어 2경기 모두 이기며 기분 좋게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번 평가전의 특징은 전술이었다. 그동안 벤투 감독은 4-2-3-1을 주로 활용해왔는데 이번에는 4-4-2(혹은 4-1-3-2) 전형을 썼다.
손흥민이 최전방으로 올라갔으며 미드필더진에는 한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만을 남겨두고 3명의 공격 자원을 가동했다.
선수기용에 있어서 큰 폭의 변화는 없었지만 볼리비아전과 콜롬비아전 선발 11명 중 6명이 바뀌는 등 부분적인 테스트는 진행됐다. 이들은 대체적으로 팀에 녹아들어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모든 포지션에 걸쳐 경쟁이 예상되는 이유다.
물론 손흥민은 예외다. 주장이자 에이스이며 팀의 구심점인 손흥민을 특별한 이유 없이 라인업에서 뺄 이유가 없다. 손흥민의 위치에 따라 대표팀의 전술도 변할 수 밖에 없는데 공격진의 경쟁 구도도 손흥민과 연관되어 있다.
투톱을 유지한다고 가정했을 때 최전방은 손흥민의 파트너 자리를 두고 경쟁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번 2연전에는 지동원과 황의조가 번갈아 나왔다. 여기에 소집되지는 않았지만 잠재적인 후보군으로 김신욱, 황희찬, 석현준 등이 대기하고 있다. 손흥민을 상수로 두고 가장 좋은 호흡을 보이는 선수가 주전을 꿰찰 가능성이 높다.
더불어 5-4-1 포메이션도 감안해야 한다. 벤투 감독은 콜롬비아전 후반 막판에 손흥민을 원톱으로 올리고 9명이 모두 수비 진영으로 내려 앉는 전술도 실험했다. 강호와의 경기에서 쓸 전술이다. 즉 공격수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미드필더진은 충분하다 못해 넘친다. 2경기에서 출전한 선수만 황인범과 이청용, 이재성, 정우영, 주세종, 나상호, 권창훈, 이승우, 이진현 등 9명이다. 이강인과 백승호, 김정민 등 젊은 피는 뛰지도 못했다.
여기에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한 남태희, 2선에서도 활약할 수 있는 황희찬, 대표팀 복귀를 노리는 문선민, 김승대까지 포함하면 풀은 더욱 넓어진다. 이번 평가전에서 그동안 고심하던 손흥민의 활용법에 대한 실마리를 잡았다면 앞으로는 2선의 조합에 대한 행복한 고민을 해야 한다.
수비라인도 경쟁을 피할 수는 없다. 중앙 수비수에 김민재가 굳건히 자리하고 있지만 권경원, 김영권 등이 번갈아 나서며 테스트를 거치고 있다. 양 풀백도 마찬가지다. 이번에는 부상 이탈로 왼쪽에 홍철, 오른쪽에 김문환이 나섰지만 김진수, 이용이 버티고 있다.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골키퍼도 알 수 없다. 볼 소유와 패스를 중시하는 벤투 감독 체제에서는 김승규가 주전으로 자리 잡았다. 발 기술에서 약점을 보인 조현우는 한동안 벤치를 지켰지만 콜롬비아전에서 장점인 선방 능력을 제대로 보여줬다. 벤투 감독에게 고민거리를 하나 더 추가했다.
3월 A매치 주간은 끝났고 다음은 6월이다. 그때까지 소속팀에서 부상 없이 활약을 펼치고 나면 대표팀에서의 치열한 경쟁이 다시 시작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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