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세 나이로 현역 최고령 선수로 활약 중인 박한이(삼성 라이온즈)가 프로 데뷔 첫 만루홈런을 터뜨리며 베테랑의 품격이 무엇인지 톡톡히 보여줬다.
박한이는 지난 2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대타로 출전해 4타수 3안타(2홈런) 5타점 2득점 1볼넷을 기록했다.
이날 박한이는 홈런 두 개를 몰아치며 팀의 23-4 대승에 힘을 보탰다. 점수 차는 19점. 삼성은 2014년 7월24일 롯데전에서 기록한 최다 점수 차 승리 기록(17-1·16점)을 경신하며 롯데 마운드를 초토화했다.
박한이는 7-4로 앞선 5회초 김동엽의 타순에서 대타로 들어섰다. 선두타자로 나선 박한이는 롯데의 세 번째 투수 오현택을 상대로 좌중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포를 터뜨렸다.
박한이의 시즌 1호 대타 홈런에 화답하듯 뒤이어 타석에 선 강민호 역시 솔로포를 쳐냈다. 박한이와 강민호의 홈런은 시즌 네 번째이자 올해 삼성의 첫 번째 연속 타자 홈런으로 기록됐다.
박한이는 홈런 하나에 만족하지 않았다. 8회초 2사 만루에서 롯데 이인복의 2구째 공을 그대로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겼다. 박한이의 프로 데뷔 첫 만루홈런이다.
40세 나이에 쳐낸 이 만루홈런은 KBO리그 역대 두 번째 최고령 만루홈런으로 기록됐다. 최고령 만루 홈런 기록은 호세(롯데·41세3개월)가 지니고 있는데 국내 선수만 놓고 따지면 만루 홈런을 쳐낸 선수 중 박한이의 나이가 제일 많다.
2001년 삼성에 입단한 박한이는 올해로 19년 차를 맞은 베테랑이다. 지금까지 오로지 삼성 유니폼만을 입은 뼛속부터 ‘삼성맨’이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얻은 세 번째 FA자격은 아예 포기하고 삼성과 재계약했다.
박한이는 긴 세월 꾸준한 성적으로 공헌하며 7차례 우승을 경험하는 등 삼성의 왕조 시절을 함께 했다. 데뷔 첫해부터 2016년까지 16년 연속 100안타 이상을 쳐냈고 지금까지 2099경기에 출전해 통산 5번째 2100경기 금자탑을 눈앞에 두고 있다.
꾸준함의 대명사인 박한이에게도 고비는 있었다. 2016년 받은 오른 무릎 수술 여파로 2017년에는 부진을 겪었다. 2016년 0.301(349타수 105안타)이었던 타율은 2017년 0.263(118타수 31안타)으로 떨어졌고 17년 연속 100안타 기록 행진도 무산됐다.
그러나 지난해 박한이는 선발과 대타를 오가며 반등에 성공했다. 타율은 0.284(342타수 97안타)로 올랐고 10홈런 43타점을 기록했다. 역대 통산 14번째로 3000루타 돌파에도 성공했다.
부활에는 성공했지만 박한이는 치고 올라오는 후배들과 치열한 경쟁을 계속해야 한다. 올해도 선발보다는 주로 대타 요원으로 나설 전망이다. 세월의 흐름에도 꿋꿋한 모습을 보여주는 박한이에게서 베테랑의 품격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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