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대상과 신인상을 석권한 최혜진은 프로 2년 차인 이번 시즌에는 최저타수상과 상금왕 등극을 꿈꾸고 있다. 최근 경기 용인 88골프장에서 만난 그는 “비시즌에 체력과 쇼트게임 능력을 보완했다. 한 시즌 동안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용인=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프로 골퍼가 되기로 마음먹은 초등학생 시절부터 최혜진(20·롯데)의 방에는 4가지 목표가 적힌 종이가 붙어 있었다.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가 되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진출, LPGA투어 우승, 세계 랭킹 1위 등극.’
아마추어 시절부터 프로 대회 우승을 차지하며 승승장구한 그는 프로 데뷔 무대였던 지난 시즌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대상과 신인상을 석권하며 거센 돌풍을 일으켰다. 루키 시즌을 성공적으로 보낸 최혜진은 프로 2년 차인 이번 시즌부터 본격적으로 어릴 적 꿈을 향해 전진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경기 용인 88골프장에서 만난 그는 “지난해 내 점수는 90점이다. 비시즌 훈련의 목표는 나머지 10점을 채워 꾸준히 성적을 내는 선수가 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최혜진은 효성 챔피언십(2017년 12월), 비씨카드·한경 레이디스컵(2018년 6월)에서 우승했다. 하지만 지난해 6월 이후 체력 문제에 시달리며 더는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했다. 최혜진은 “하반기부터 체력이 떨어지면서 집중력이 흐트러졌다. 경기력 유지를 위해 체력 훈련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최혜진의 피지컬 트레이너인 유성민 씨는 “미국 전지훈련(1월 15일∼2월 28일) 당시 어깨와 하체 근육, 지구력을 키우기 위해 로프를 양손으로 흔드는 훈련, 스쾃, 유산소 운동 등을 매일 2, 3시간씩 꾸준히 실시했다”고 전했다. 약점으로 지적된 쇼트게임을 보완하는 것도 전지훈련의 과제였다. 지난 시즌 최혜진은 평균퍼트 부문 44위(30.5068개)에 그쳤다. 최혜진은 “때로는 오전 훈련(3, 4시간) 전체를 퍼트 등 쇼트게임 훈련에만 할애했다”고 말했다.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 4위(253야드)를 기록한 장타력은 이번 시즌에도 최혜진의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혜진은 장타력이 어린 시절부터 축적된 훈련의 결과물이라고 털어놓았다. “골프를 시작할 때 스윙 교정보다 공을 멀리 보내는 데 집중했다. 봉에 바람개비가 달려 있어 공기 저항이 큰 스윙 연습기와 골프 클럽보다 무거운 골프 스윙 배트를 연습장과 집에서 수없이 휘두르며 비거리를 늘리기 위해 노력해왔다.” 최혜진은 “쇼트게임 능력과 비거리 향상을 통해 박인비 선배의 ‘컴퓨터 퍼팅’과 박성현 선배의 호쾌한 장타를 모두 갖춘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최혜진은 이번 시즌 목표로 최저타수상과 상금왕을 꼽았다. 지난 시즌 그는 평균 타수 2위, 상금 순위 4위를 기록했다. 최혜진은 “최저타수상은 기복 없는 경기력을 보여준 선수가 받는 상이라 욕심이 난다. 이를 위해 전진하다 보면 상금왕 수상과 함께 타이틀 방어(대상)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혜진은 LPGA투어 진출과 한국 간판스타로의 성장이라는 자신의 꿈을 실현하려면 우선 국내 무대에서부터 압도적인 성적으로 ‘골프 퀸’에 등극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최혜진은 “국내 무대에서 실력을 가다듬고 나 스스로 꾸준히 만족할 만한 성과를 거뒀을 때 미국 진출을 생각해볼 것이다”라고 말했다.
KLPGA투어는 다음 달 4일 개막하는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을 시작으로 15주 동안 쉼 없이 대회가 이어진다. 최혜진은 “지난해에는 대회 2라운드가 취소되면서 공동 14위에 그쳐 아쉬웠다”고 말했다. 지난해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은 강풍으로 2, 3라운드가 취소돼 36홀 대회로 축소됐다. 최혜진은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은 메인 스폰서 대회인 만큼 좋은 성적을 내고 싶은 욕심이 크다. 프로 2년 차의 성숙한 모습으로 후회 없는 경기를 펼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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