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디비전시리즈 1차전 완벽투 재현
2001년 박찬호 이후 18년만에 한국인 MLB 개막전 승리
역시 류현진(32·LA 다저스)은 ‘빅게임 피처’였다.
류현진은 2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개막전에 선발 등판, 6이닝 4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8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다저스는 류현진의 호투와 개막전 신기록인 홈런 8개를 몰아친 타선을 앞세워 12-5로 승리했고, 류현진은 승리투수로 기록됐다.
한국인 메이저리그 개막전 선발승은 2001년 다저스 소속이던 박찬호(7이닝 무실점)에 이어 18년만에 나온 쾌거다. 류현진 개인적으로는 메이저리그에서 처음 개막전 선발로 나서 승리까지 따냈다.
한국인 선수가 메이저리그 개막전에 선발로 등판한 것은 2002년 박찬호(5이닝 6실점 패전)에 이어 17년만. 당시 박찬호는 텍사스 레인저스로 FA 이적한 첫 시즌인 2001년 시즌 개막전 선발로 나선 뒤 2년 연속 개막전에 등판한 바 있다.
류현진은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의 어깨 부상으로 개막전 선발이라는 영예를 안았다. 베테랑 리치 힐과 마지막까지 개막전 선발 자리를 두고 경쟁했으나 힐이 무릎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류현진에게 최종적으로 중책이 주어졌다.
개막전 류현진 카드를 향한 우려의 시선도 존재했다. 2013년 다저스에 입단한 이후 류현진은 줄곧 3~5선발로 뛰어왔기 때문에 개막전 선발로는 부족해 보이는 것도 사실이었다.
그러나 로버츠 감독은 커쇼의 부상 이후 일찌감치 류현진을 힐과 함께 개막전 선발 후보로 점찍었고, 힐이 개막 직전 무릎 부상을 당하자 망설임없이 류현진에게 개막전 등판을 맡겼다.
커쇼, 힐은 물론 워커 뷸러까지 몸상태가 정상이 아닌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류현진을 개막전에 내세운 측면도 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류현진에 대한 믿음이 없다면 불가능한 기용이었다. 류현진은 이날 완벽에 가까운 피칭을 선보이며 스스로 개막전 선발 투수로서의 가치를 증명했다.
류현진은 ‘빅게임 피처’로 불린다. 큰 경기에 강하다는 뜻이다. 국가대표 시절 중요한 순간마다 호투를 선보였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쿠바와 결승전 8⅓이닝 2실점 승리가 대표적이다.
다저스에서도 지난해 빅게임 피처로서 면모를 보여줬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 선발 등판, 7이닝 무실점 완벽투를 펼친 것.
다저스는 가을야구에서 약했던 커쇼를 2차전 선발로 돌리면서 류현진에게 1차전을 맡겼고, 커쇼의 2차전 호투(8이닝 무실점)까지 이어져 챔피언십시리즈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당시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을 “빅게임 피처”라고 극찬했다.
로스앤젤레스의 지역매체 오렌지 카운티 레지스터는 “커쇼가 아닌 투수가 다저스의 개막전 투수로 등판한 것은 2010년 이후 처음”이라며 “류현진은 호투를 펼치며 커쇼에 이어 개막전 적임자임을 증명했다”고 평가했다.
커쇼가 돌아오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 아직 구체적인 복귀 일정이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당분간 류현진이 다저스의 에이스 역할을 해내야 한다. 2019년 쾌조의 스타트를 끊은 류현진을 향한 기대치가 점점 높아질 것으로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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