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 없이 진지하기만 했다고?…불필요한 벤투호 흔들기

  • 뉴스1
  • 입력 2019년 3월 29일 14시 10분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과 콜롬비아 대표팀의 평가전에서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이 경기장을 바라보고 있다. © News1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과 콜롬비아 대표팀의 평가전에서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이 경기장을 바라보고 있다. © News1
축구대표팀의 3월 A매치 일정이 마무리된 것이 지난 26일이었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그 여진이 남아 있는 모양새다.

지난 22일 볼리비아를 1-0으로 제압했던 벤투호는 26일 남미의 강호 콜롬비아까지 2-1로 꺾고 2연승으로 새해 첫 한국에서의 평가전을 마무리했다. 울산 문수경기장과 서울월드컵경기장은 각각 4만1천여명과 6만4천여명이 찾아오는 등 무려 10만의 구름관중이 환호성을 보냈다.

기대 이상의 결과를 얻어서 또 전례 없던 흥행이 이어져서 여운이 남는 것이라면 긍정적이겠으나 아직까지 남아 떠도는 이야기는 비생산적인 흔들기라 썩 달갑지 않다.

벤투 감독의 2경기 선수단 운영과 관련한 잡음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간단히 정리하면, 평가전인데 마치 월드컵 예선처럼 너무 진지하게 임했다는 게 요지다. 다양한 선수들을 불렀는데 활용한 자원은 제한적이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두 가지 모두 동의하기 어렵다. 일단 선수들 기용이 한정적이었다는 측면부터 짚는다.

벤투 감독은 3월 2연전을 앞두고 총 27명의 선수를 호출했다. 통상적인 숫자 23명보다 많은 인원이다. 하지만 B형 독감 증세를 보인 김진수와 햄스트링 부상을 당한 정승현은 1차전이 열리기 전 하차했고 볼리비아전 이후 지동원과 김승규까지 전력에서 제외됐다.

이런 상황에서 두 경기에 출전한 선수는 총 19명이다. 볼리비아전은 김승규-김민재-김문환-권경원-홍철-주세종-황인범-손흥민-나상호-권창훈-지동원(황의조-이승우-이청용-이진현)이 나섰고 콜롬비아전은 조현우-김영권-김민재-김문환-홍철-정우영-이청용-이재성-황인범-손흥민-황의조(권창훈-나상호-권경원/괄호는 교체선수)가 뛰었다.

이재성이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과 콜롬비아 대표팀의 평가전에서 추가골을 넣고 이청용과 기뻐하고 있다. © News1
이재성이 26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과 콜롬비아 대표팀의 평가전에서 추가골을 넣고 이청용과 기뻐하고 있다. © News1
1차전과 2차전의 선발라인업 변화만 따지면 6명이다. 결코 적은 숫자로 볼 수 없다. 출전 기회를 받지 못한 선수는 골키퍼 구성윤을 비롯해 박지수, 최철순(이상 DF), 김정민, 백승호, 이강인(이상 MF) 등 6명뿐이다. 단 2경기 일정이었음을 고려한다면 많다고 보기 어렵다. 정확히 짚으면, 팬들이 보고 싶었던 이강인이 출전기회를 얻지 못한 것에 대한 불만으로 읽을 수 있는 현상인데 아쉬움은 이해되나 비난 받을 정도의 결정은 아니다.

월드컵 예선처럼, 지나치게 결과에 연연했다는 주장도 너무 낯설다. 당장 전임 사령탑이던 신태용 감독이 계속해서 실험을 감행하자 ‘도대체 실험만 하다가 끝낼 것이냐’는 타박이 줄을 이었다. 이어진 테스트 때문에 정작 플랜A를 만들지 못했고, 그것이 월드컵 실패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목소리도 적잖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너무 진지했다는 볼멘소리다.

사실 ‘실험을 하지 않았다’는 것도 벤투 입장에서는 갸웃할 일이다. 뉴스를 도배하다 싶이 했던 손흥민 투톱 기용은 가장 중요했던 실험이다. 2명의 공격수 아래 1명의 공격형MF를 배치한 것은 벤투호 출항 이후 처음이고 주로 2명의 볼란치(수비형MF)로 뒤를 받치게 했던 것과 달리 1명의 중앙미드필더만 뛰게 한 것도 새로운 결정이었다.

포백의 중앙 구성(김민재-권경원→김민재-김영권), 투톱의 구성(손흥민-지동원→손흥민-황의조), 좌우 날개의 구성(나상호-권창훈→이재성-이청용), 수비형MF의 배치(주세종→정우영), 골키퍼의 변화(김승규→조현우) 등 세부적인 내용들까지 살펴본다면 테스트는 다양했다.

요컨대 다양한 이들을 기용하면서 선수 조합까지 실험을 거듭했던 2경기다. 실험도 했고 결과도 얻었으니 만족스러웠던 2연전인데 불필요한 흔들기가 이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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