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프로야구(NPB)에 또 하나의 대형 신인이 등장했다.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파이어볼러 가이노 히로시(23)가 그 주인공이다.
가이노는 도요대학을 졸업하고 2018년 열린 신인드래프트에서 소프트뱅크의 1순위 지명을 받은 기대주다. 최고구속 150㎞대 후반의 직구와 포크볼, 슬라이더의 조합을 앞세워 대학 무대를 평정한 가이노는 최강 전력을 자랑하는 소프트뱅크의 1군 개막 엔트리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며 존재감을 뽐냈다.
단순히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것뿐만 아니라 팀이 치른 3경기 중 2게임에 등판해 보여준 퍼포먼스 또한 엄청났다. 1승1홀드를 기록했고, 2.2이닝 동안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안타와 볼넷 한 개씩을 허용했지만, 무려 6개의 삼진을 솎아냈다. 정규시즌 개막전인 3월29일 세이부 라이온즈와 홈경기(후쿠오카 야후돔)에선 4-4로 맞선 연장 10회부터 마운드에 올라 2이닝을 1안타 5삼진 무실점으로 봉쇄하며 승리를 거머쥐었다. 2008년 구메 유키(소프트뱅크) 이후 11년만에 개막전에서 승리투수가 된 신인으로 우뚝섰다. 경기 후 가이노에게 승리 기념구를 전달한 구도 기미야스 소프트뱅크 감독도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3월31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세이부전에서도 팀이 3-1로 앞선 8회 1사 1루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첫 상대인 2018 정규시즌 홈런왕 야마가와 호타카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가이노는 모리 도모야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도노사키 슈타를 3루수 땅볼로 요리하며 임무를 완수하고 팀 승리로 홀드를 챙겼다. 최고구속 153㎞의 강속구와 포크볼, 슬라이더의 조합이 일품이었다. 특히 시속 140㎞에 육박하는 포크볼은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의 그것을 연상케 할 정도로 위력적이었다.
데뷔까지 과정이 순조롭지만은 않았던 터라 지금의 활약이 더 이목을 끈다. 개막을 닷새 앞둔 3월24일 히로시마 도요 카프와 시범경기에서 시속 149㎞짜리 빠른 공이 상대 타자 아이자와 츠바사의 왼쪽 뺨을 강타한 것이다. 가이노는 소위 ‘헤드샷 규정’에 따라 퇴장을 당했다. 아이자와가 “검투사 헬멧 덕분에 크게 다치지 않았다”고 했지만, 가이노의 심리적인 부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던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씩씩한 투구로 존재감을 뽐냈으니 더 큰 주목을 받은 것은 당연지사다. 첫 승 직후에는 “무조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NPB도 스프링캠프 때부터 대형 신인들을 주목한다. 실제로 2016년 캠프 당시 키움 히어로즈와 연습경기에 선발등판했던 2순위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 신인 구마바라 겐토(현 라쿠텐 골든이글스)에게 많은 취재진이 몰렸다. 올해는 네오 아키라(주니치 드래건스), 후지와라 교타(지바 롯데 마린스)가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가이노의 존재감을 넘어서진 못했다. 오타니와 후지나미 신타로(한신 타이거즈)가 입단한 2013년을 떠올리게 하는 가이노의 투구는 2019시즌의 흥미로운 관전포인트임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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