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축구대표팀이 프랑스 여자 월드컵을 앞두고 담금질을 실시하고 있다. 축구로 경쟁력을 입증하겠다는 각오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2019년 3월 현재 한국 여자축구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무려 14위다. 한 칸 앞인 13위에 유럽의 강호 스페인이 있다. 15위는 이탈리아다. 남자의 랭킹은 38위. 남자 축구계의 규모와 환경 등을 여자 축구계의 그것과 동등하게 놓고 비교할 수는 없으니 “여자가 남자보다 낫다”는 단순한 평가를 내리는 것은 곤란하겠으나 분명 경쟁력이 있다.
한국 여자축구 사상 3번째 월드컵을 앞두고 있는, 이미 2회 연속 본선 진출에 성공했고 동시에 2회 연속 16강이라는 이정표를 세우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윤덕여호가 ‘축구’로서 획을 긋고자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때만 되면 나오는 ‘얼짱’이라는 관심도 이젠 달갑지 않고 남자축구와 견줘 열악한 환경에 대한 위로도 그리 원치 않는다. 여자축구대표팀 관계자는 “월드컵에 도전하는 남자 축구대표팀의 경쟁력과 비교할 때 여자축구의 그것이 결코 뒤지지 않는다”면서 “이들의 실력을 지켜봐 주길 바란다”는 당부의 뜻을 전했다. 그냥 ‘축구’로 승부보고 싶고, 승부를 봐야할 때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축구대표팀이 1일 오후 파주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소집 훈련을 실시했다. 오는 6월 프랑스에서 열리는 여자월드컵을 준비하는 여자대표팀은 6일과 9일 유럽의 아이슬란드와 국내에서 두 번의 친선경기를 갖는다. 1차전은 용인, 두 번째 경기는 춘천에서 개최된다.
대표팀은 지난달 30일부터 파주에 모였는데, 아직도 완전체가 아니다. 일본에서 뛰고 있는 이민아는 1일 오후 훈련을 앞두고 파주에 도착했고 유럽에서 활약하는 지소연과 조소현은 새벽에 경기가 끝난 관계로 이날 밤에나 합류할 수 있다.
주축들이 모두 빠졌으나 훈련의 강도와 열기는 꽃샘추위를 녹이기에 충분했다. 오후 4시부터 시작된 훈련은 5시40분이 넘어서야 끝났을 정도로 제법 길게 진행됐다. 가벼운 몸풀기로 시작된 프로그램은 마지막에 두 팀으로 나뉘어 실전을 방불케 하는 경기로 마무리됐다.
훈련 모습을 지켜보던 김판곤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이자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 위원장은 “월드컵 무대에 도전하는 남자대표팀이나 여자대표팀이나 경쟁력은 다르지 않다. 남자들의 토너먼트 진출 가능성이나 여자들의 가능성이나 차이가 없다는 뜻”이라고 말한 뒤 “오히려 여자대표팀의 FIFA 랭킹이 남자보다 앞선다. 지난 2015년 대회 때도 여자대표팀은 16강에 진출했다”는 말로 내심 기대감을 표했다.
이어 “베테랑 선수들부터 젊은 선수들까지, 전체적으로 조화롭다. 개인적으로는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뒤 “남자 축구에 보내주는 관심과 성원만큼 여자축구 대표팀을 향한 시선도 부탁드린다”는 당부의 뜻을 전했다.
대표팀 공격수 이민아는 “월드컵 본선까지 가는 과정이 너무 힘들었다. 조편성이 계속 힘들었는데 결국은 다 극복해 냈다. 마지막에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면서 “남자대표팀이 좋은 경기력을 보이고 팬들이 많이 찾아와서 보기 좋았다. 부럽기도 했는데, 이제 여자축구가 그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게끔 준비하겠다”고 강한 목소리를 전했다.
팀을 이끌고 있는 윤덕여 감독은 “본선에서 우리가 만만히 볼 상대는 없다. 그러나 우리가 무조건 겁먹을 필요도 없다”고 말한 뒤 “충실하게 준비 잘하고 있다. 반드시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말로 각오를 피력했다.
많은 이들이 관심이 없어 잘 모르지만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은, 축구를 꽤 잘한다. 확률로만 따지면, 남자축구가 월드컵에서 이변을 만들 가능성보다 높다고 보는 전문가들이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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