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견은 없었다. ‘핑크 폭격기’ 이재영(23·흥국생명)이 만장일치로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했다. 이재영은 “행복한 날”이라며 활짝 웃었다.
이재영은 1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도드람 2018~2019 V-리그 시상식에서 MVP로 선정됐다. 기자단 투표 29표 중 29표가 모두 이재영에게 향했다. 이재영은 트로피와 상금 500만원을 받았다.
2016~2017시즌에도 MVP를 차지한 이재영은 이번 시즌 적수가 없을만큼 독보적인 활약을 펼쳤다. 득점 2위(624점), 공격종합 7위(38.61%)로 공격에 앞장섰다. 수비에서도 디그 7위(세트당 4.063개)에 오르는 등 제 몫을 톡톡히했다.
흥국생명은 에이스 이재영을 앞세워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이재영은 챔프전 MVP도 만장일치로 품었다.
여자부 통합 MVP는 6번째다. 앞서 2005~2006·2006~2007시즌 김연경(당시 흥국생명), 2010~2011시즌 황연주(현대건설), 2011~2012시즌 몬타뇨(KGC인삼공사), 2012~2013시즌 알레시아(IBK기업은행)가 정규리그와 챔프전에서 모두 MVP의 기쁨을 누렸다.
올스타전 MVP까지 따낸 이재영은 그야말로 이번 시즌 MVP를 싹쓸이했다. 여자부에서 MVP 3관왕에 오른 건 2010~2011시즌 황연주 이후 역대 두 번째다.
이재영은 “지난해 우리 팀이 꼴등을 하면서 어려움도 많았고, 힘든 시즌을 보냈다. 나쁜 길로 안 빠지게 도와주시고, 배구를 잘 할 수 있게 도와주신 박미희 감독님께 감사드린다”며 눈물을 쏟았다.
이재영은 “감독님이 꽃다발을 주셨는데 울컥했다. ‘재영아, 수고했다’고 하시더라. 지난해 정말 많이 힘들었고, 울기도 많이 울었다. 힘든 시즌을 보낸 게 다 생각나서 눈물이 났다”고 떠올렸다.
“상을 받았을 때 우리 팀 언니들에게 미안하면서도 고마웠다. 무엇보다 감독님께 감사드린다. 오늘 하루 행복한 날인 것 같다”는 마음을 전했다.
지난 시즌 리그 최하위의 아픔을 훌훌 털고 가장 높은 곳에 섰다. 하지만 만족은 없다. “배구에 대해 더 많이 받아들이고, 배워야 한다. 배구를 하면서 배구에 대해 많은 걸 배우지 못했다. 최고의 선수로 남기 위해서 더 많은 선생님들을 만나서 배우고 싶다”며 눈을 빛냈다.
‘선수’도 인정하는 에이스다. 이날 남자부 정규리그 MVP에 오른 정지석(대한항공)도 이재영에게 엄지를 치켜들었다. 정지석은 “이재영이 언론에서 ‘여자 정지석’이라고 나온 걸 보고 부끄러웠다. 재영이는 여자 선수 중 톱클래스이고, 나는 아직 모자란 선수”라고 말했다.
“챔프전에서 재영이를 응원하며 지켜봤다. 잘 하는 걸 떠나서 열정과 투지가 대단한 것 같아 배우고 싶었다. 멘털적으로도 잘 견뎌내는 것 같고, 대단한 선수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번 시즌 통합 MVP, 통합 우승 등 이룰 것은 다 이뤘다. 이재영은 “항상 말을 하면 욕을 먹지만, 어릴 때부터 해외 진출이 꿈이었다. 하지만 말을 하면 꼭 욕을 먹더라”며 “그건 생각하지 않고 다시 한 번 통합우승을 해보고 싶다”는 또 다른 목표를 밝혔다.
다음 시즌을 마친 뒤에는 FA 자격을 얻는다. 이재영은 “그 순간을 즐기면서 하겠다. 복잡하게 생각하다 보면 경기에도 지장이 있고, 하던 것도 안 될 것 같다. FA를 의식하지 않고 즐기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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