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은 길잖아요. 끝까지 잘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죠.”
수차례의 환희와 비탄이 144경기의 페넌트레이스를 이룬다. LG 트윈스 안방마님 유강남(27)이 ‘평정심’을 최우선으로 지키려는 이유다.
출발이 좋다. 2019시즌 개막 후 8경기 동안 팀 타율이 0.210(10위)으로 저조한 가운데, 유강남이 0.269의 타율을 앞세워 하위타선의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중이다. 특히 안방을 든든히 지키며 연신 투수들의 호투를 이끌어 내고 있다. 유강남의 영리한 경기 운영으로 팀 평균자책점 1위(2.43)를 지키는 중이다. 마운드의 힘을 앞세워 8경기서 5승3패를 거둔 LG는 리그 3위로 순항 중이다.
제게 주어진 숙제를 잘 풀어낸 덕분이다. 유강남은 2018시즌을 치르면서 팀 평균자책점이 급격히 치솟은 데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다. 데뷔 첫 3할 타율(0.296), 20홈런(19홈런)의 동반 달성을 간발의 차이로 놓쳤지만, 해당 시즌을 팀 평균자책점 5.29(6위)로 마감한 아쉬움이 가장 컸다. 이에 겨우내 약점으로 꼽힌 블로킹 보완에 심혈을 기울였고, 공격보다는 수비에 무게를 실어 새 시즌에 나섰다.
구슬땀을 흘린 보상을 마운드의 성적으로 돌려받고 있다. 2018년 순위 하락의 핵심 요인이었던 불펜진이 시즌 초 LG의 동력이 되고 있다. 2일까지 구원 투수 평균자책점이 1.21로 리그 전체 1위다. 특히 끊임없이 연구하고, 공부하는 유강남에겐 지난 4년간의 경험을 통해 얻은 수많은 데이터들도 큰 도움이 된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투수의 상태와 컨디션을 체크하는 일이다. 투수의 장점을 위주로 이끌어 가는데, 그것이 잘 통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지난해 유독 승운이 따르지 않았던 에이스 타일러 윌슨에게 가뿐히 2승을 안기고 시즌을 출발한 까닭에 마음도 한결 가볍다. 더욱이 윌슨과 케이시 켈리 모두 호투의 원동력으로 ‘유강남의 안정적인 리드’를 꼽는다. 이는 유강남에게도 큰 힘이 되는 일이다. 그는 “투수들에게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정말 뿌듯하다. ‘함께 승리를 만들었다는 데 대해 인정을 해 주는구나’하는 혼자만의 생각도 한다. 그럴 땐 포수로서 자부심도 느낀다”고 웃었다.
한편으론 평정심을 잃지 않기 위해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 2018시즌을 치르면서도 긴 시간 타격 슬럼프에 시달렸고, 팀 역시 한 시즌 내내 장기 연승과 연패를 거듭하며 롤러코스터를 탄 까닭이다. 유강남은 “업 다운이 심했다. 잘 될 때는 마냥 좋았고, 안될 때는 혼자 끙끙 앓았다”며 “이제는 잘 안될 때도 ‘내일은 잘 할 거야’라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시즌은 길다. 전체적인 팀 성적과 분위기를 유지해야한다는 의식을 하고 있다”며 “늘 마인드 컨트롤을 하고 있다. 공격, 수비, 전체적인 운영을 너무 과하지 않게 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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