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는 한국 야구에 적응 중인 브록 다익손(25)의 성공을 재촉하지 않는다. 외국인 투수 이상의 몫을 해주는 토종 에이스 김광현(31)을 비롯해 탄탄한 국내 선발진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2018시즌 SK를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고 메이저리그로 떠난 메릴 켈리의 빈자리를 하루아침에 메우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더욱이 그 역할을 이어받은 다익손은 KBO리그가 처음이다. 2019시즌 개막 후 두 경기서도 차례로 6이닝 4차책점(3월 26일·LG 트윈스), 4.1이닝 2자책점(31일·키움 히어로즈)으로 고전했다. 키움전에서는 직구 최고 구속이 146㎞에 그쳤다.
SK는 다익손의 적응 과정을 묵묵히 지켜보고 있다. 150㎞를 거뜬히 넘기는 강속구 투수를 선호하는 염경엽 감독은 애초부터 다익손의 빼어난 신체조건에 기대를 걸었다. 구속은 떨어져도 205㎝의 높이에서 출발하는 공은 강속구 투수의 그것보다 위력을 가질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경기 운용에 관해서도 아직은 크게 개입하지 않는다. “투수가 던지고 싶은 공을 던져야 변명의 여지가 없다. 특히 외국인 선수의 경우 하고 싶은 대로 둬야 그 방법이 실패했을 경우 ‘한국에서 이렇게 해야 한다’는 이야기로 설득이 된다”는 것이 염 감독의 설명이다.
한편으론 건재한 김광현의 존재가 다익손을 향해 생길 수 있는 SK의 애타는 마음을 잠재운다. “토종 1선발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확실히 유리한 조건”이라는 염 감독의 말처럼 김광현이 선발진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는 까닭이다. 여기에 4,5선발을 맡은 박종훈, 문승원도 제게 주어진 충분한 이닝을 책임져주면서 호투를 이어가고 있다.
김광현도 제 역할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에는 켈리 다음으로 내 몫을 다해 많은 이닝을 던졌지만, 올해는 역할이 바뀌었다”며 “모든 선발 투수들이 잘 따라올 수 있도록 앞에서 잘 이끌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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