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은성은 3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 경기 3회 만루 홈런을 터트려 팀의 7-0 완승에 앞장섰다. 시즌 첫 홈런이자 프로 통산 두 번째 그랜드 슬램이다. 이날 4타수 2안타 5타점 1득점의 맹타를 휘두른 채은성은 팀 승리의 1등 공신이었다. 더욱이 팀 타선 전반에 걸쳐 극심한 타격부진으로 분위기가 침체된 가운데, 채은성의 큼직한 한 방이 묵은 체증을 가시게 했다. 클린업 트리오의 마지막 주자인 5번 타자를 맡은 채은성으로선 제 자리에 걸맞은 ‘해결사’로서의 능력을 아낌없이 발휘했다.
오랜 갈증에 시달렸다. 2일까지 팀 타율 0.209로 리그 최하위까지 밀려난 와중에 4번 타자 토미 조셉도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아 자리를 비운 상태다. 사타구니에 불편함을 느끼는 조셉은 2,3일 한화전에 내리 결장했다. 그 빈자리를 채울 힘은 턱없이 부족했다. 함께 상위 타순을 이루는 오지환, 김현수 등이 2일까지 1할 대 타율에 그치고 있었고, 그 외 대다수도 2할 대 타율에 머무른 터라 타선의 응집력이 떨어졌다.
결국 LG 타자들 가운데 유일한 ‘3할 타자’ 채은성이 나섰다. 3회 2사 만루 상황에서 거침없이 방망이를 돌렸다. 상대 선발 투수 박주홍의 3구째 직구를 받아쳐 좌중간 뒤쪽 담장을 넘기는 아치를 그렸다. 120m 비거리의 큼직한 타구였다.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5회 또 채은성에게 푸짐한 밥상이 차려졌다. 1사 이후 박용택~김현수의 연속 안타로 1·3루에 주자가 깔렸다. 이에 채은성은 좌익수 위로 공을 띄워 박용택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채은성의 영리한 ‘팀 타격’으로 LG는 한 점을 더 달아날 수 있었다.
스스로 징크스를 깨내고 있다. 채은성은 최고의 성적을 낸 시즌 바로 다음 해엔 부진을 면하지 못했다. 2016년 처음으로 3할 타율(0.313)을 달성했지만, 2017년을 타율 0.267로 마쳤다. 홈런 개수도 9개에서 2개로 줄었다. 2018시즌 다시 타율 0.331에 25홈런 119타점으로 커리어 하이를 작성한 채은성에겐 2019시즌이 본격 시험 무대였다. 스스로도 이전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애썼다. 2018시즌 내내 좋은 타격을 선보일 수 있었던 뼈대를 지켰고, 비 시즌 동안 체력을 보강하는 등 단단한 토대에 살을 덧붙였다. 그리고 채은성은 개막 후 10경기를 치른 3일까지 타율 0.350으로 순조로운 출발을 알리고 있다.
덕분에 선발로 나선 차우찬에겐 시즌 첫 승이 돌아갔다. 이날 5이닝 동안 87개의 공을 던져 4안타 7삼진 4볼넷으로 한창 뜨거운 타격감을 과시하던 한화 타선을 잠재웠다. 당초 차우찬은 이 경기에서 80개 안팎으로 투구수가 제한되어 있었다. 2018시즌을 마치고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아 류중일 감독의 특별 관리 하에 있기 때문이다. 동료들의 화끈한 득점 지원을 받은 덕분에 차우찬의 성공적인 복귀에도 한껏 힘이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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