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KCC 스테이시 오그먼(51) 감독은 팀의 에이스 이정현(32·191㎝)을 ‘브롱코(Bronco)’라 부른다. ‘브롱코’는 영어로 야생마를 뜻한다. 그를 ‘브롱코’라고 부른 것은 오그먼 감독이 처음이 아니다. 이정현이 안양 KGC에서 활약하던 시절 함께 했던 스티브 영 코치가 붙어준 별칭이다. 저돌적인 플레이를 하는데다 기량도 출중해 붙여진 수식어다.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에서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이정현. 하지만 3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울산 현대모비스와의 4강 플레이오프(PO·5전 3선승제) 1차전에서는 ‘브롱코’와 같은 플레이도, 정규리그 MVP다운 경기 지배력도 선보이지 못했다. KCC는 85-95로 패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터프하지 않은 상황에서의 3점포 등 슛 성공률이 많이 떨어졌다. 2점슛 9개를 시도해 2개만을 넣었다. 3점슛도 9개를 던져 2개만을 림에 적중시켰다. 필드골 성공률은 22%에 그쳤다. 3쿼터까지 5점을 올리는데 그친 그는 4쿼터에 집중력이 되살려 8점을 추가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이정현의 개인 기록은 36분53초 출전, 13점·5리바운드·2어시스트였다.
이정현의 슛 감각이 떨어진 것도 있지만 현대모비스가 준비한 수비에 고전하기도 했다. 1대1 수비보다 골밑으로 파고드는 상황에서 현대모비스가 펼친 도움 수비를 깨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현대모비스는 돌파가 좋은 이정현을 봉쇄하기 위해 적극 도움수비를 펼쳤다. 그 뿐이 아니다. 외국인선수 2명이 동시에 뛰는 2,3쿼터. 이정현이 직접 공격을 시도하는 빈도가 정규리그보다 줄었다. 정규리그 후반부에 KCC에 합류한 마커스 킨은 볼을 가지고 플레이하는데 장점을 가진 선수다. 그렇다보니 볼을 소유하는 시간이 다소 길다. 그로 인해 이정현이 직접 볼을 핸들링 하며 공격하는 횟수 자체가 정규리그보다는 줄어들었다.
그래도 바뀌지 않는 사실은 이정현이 터져야 KCC의 득점력이 살아나며 상대에게 위협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사실을 잘 아는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1차전을 마친 뒤 이정현을 봉쇄하는 수비에 다소 문제점이 나왔고, 이를 수정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정현도 1차전을 마친 뒤 절치부심하며 2차전을 준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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