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점의 물꼬를 트는 2루타, 12구 승부 끝에 얻어낸 볼넷, 무실점 리드. NC 다이노스의 ‘안방마님’ 양의지가 친정팀 두산 베어스를 처음 상대하면서 보여준 것들이다.
양의지가 친정팀과 첫 만남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NC와 두산의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시즌 1차전. 양의지는 NC의 5번타자 포수로 선발 출전해 팀의 7-3 승리를 견인했다.
타석에서 3타수 1안타 1볼넷 1득점으로 쏠쏠한 활약을 펼친 양의지는 포수로서도 선발 드류 루친스키의 7이닝 무실점 완벽투를 이끌어냈다. 그야말로 ‘공수 맹활약’이었다.
두산의 7연승을 저지한 NC는 금요일 4연패 탈출과 함께 7승5패로 상승세를 이어갔고, 6연승을 마감한 선두 두산은 9승3패를 기록했다.
경기 전부터 양의지에게 많은 관심이 쏠린 경기였다. 2006년 두산에서 프로에 데뷔한 양의지는 지난 시즌을 마친 뒤 FA 자격을 얻어 NC로 이적했다. 역대 포수 최고액인 4년 총액 125억원이라는 대형 계약이었다.
이날 양의지는 훈련을 마친 뒤 김태형 두산 감독을 비롯해 옛 동료들과 반갑게 인사하며 정을 나눴다. 이어진 인터뷰에서는 “인사하고 오랜만에 보니까 좋았다”며 “경기는 평소와 똑같이 할테지만 팬들에게 인사를 할 때는 기분이 묘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윽고 13년 간 몸담았던 친정팀을 이제는 적으로 상대해야 하는 상황이 펼쳐졌다. NC가 1-0으로 앞선 2회초 선두타자로 첫 타석을 맞은 양의지는 타석에 들어서기에 앞서 1루 두산 관중석을 향해 90도 인사를 했다. 이어 외야 관중석, 백네트 쪽으로도 방향을 돌려 똑같이 허리를 숙였다.
마운드에는 지난해까지 베터리로 호흡을 맞췄던 두산 선발 이용찬이 있었다. 2회초 첫 타석에서 양의지는 이용찬의 6구를 받아쳐 우익수 오른쪽 옆으로 빠지는 2루타를 때려냈다. 2루에서는 오재원과 악수하는 등 두산의 내야수들과 인사를 나눴다.
곧장 모창민의 중전안타가 터져나왔다. 양의지는 날랜 걸음으로 홈으로 슬라이딩, 간발의 차로 득점에 성공했다. 스코어 2-0을 만들며 경기 흐름를 두산 쪽으로 끌고온 득점이었다.
5-0으로 점수 차가 벌어진 3회말 양의지가 두 번째 타석을 맞았다.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양의지는 이용찬과 12구 승부 끝에 볼넷으로 출루했다. 이용찬을 허탈하게 만드는 끈질긴 승부였다.
결국 4회를 마친 뒤 투구수가 84개에 이른 이용찬은 8피안타(3피홈런) 1볼넷 3탈삼진 5실점이라는 기록을 남긴 채 5회 배영수와 교체됐다. 이용찬은 첫 승 도전에 실패.
양의지는 이후 두 차례 타석에서 안타를 추가하지 못했다. 대신 투수 리드에 집중해 루친스키의 무실점 행진에 힘을 보탰다. 6회초 노진혁의 투런포로 스코어가 7-0까지 벌어지자 NC 벤치는 8회말 포수를 정범모로 교체하며 양의지에게 휴식을 줬다.
NC는 8회말 바뀐 투수 윤지웅이 박건우에게 3점 홈런을 내줬지만 승리에는 지장이 없었다. 9회말 1사 1,2루 위기에서 등판한 마무리 원종현이 실점없이 경기를 매조지해 7-3으로 승리했다. 옛 동료들을 상대한 양의지의 활약이 돋보인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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