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윤덕여 감독 “지소연 부담 덜어줘야…골키퍼가 가장 고민”

대한민국 여자축구 국가대표팀 윤덕여 감독./뉴스1 DB © News1

여자 월드컵을 두 달 앞둔 시점, 윤덕여호가 국내에서의 마지막 평가전을 마쳤다. 아이슬란드와의 두 차례 평가전을 1무1패로 마쳤는데, 윤덕여 감독은 아쉬움을 표했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축구대표팀은 9일 춘천송암스포츠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아이슬란드와의 2차 평가전에서 1-1로 비겼다. 지난 6일 용인에서 열린 1차전에서 2-3으로 패한 뒤 설욕을 노렸지만 승리까지는 거두지 못했다.

경기 후 윤덕여 감독은 “많은 팬분들이 응원해줬지만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한 뒤 “본선에서 만날 프랑스나 노르웨이처럼 큰 선수들과의 경기를 대비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평했다.

한국은 6월 열리는 2019 국제축구연맹(FIFA) 프랑스 여자월드컵에서 프랑스, 노르웨이, 나이지리아와 A조에 속했다. 한국은 프랑스, 노르웨이를 대비, 이번에 아이슬란드와 평가전을 가졌다.

관건은 높이와 힘을 극복할 수 있느냐였다. 이날도 주심의 관대한 판정 속에 아이슬란드 선수들이 적극적으로 몸싸움에 나섰고 대표팀은 애를 먹었다. 윤덕여호도 물러나지 않았지만 피지컬의 차이는 무시할 수 없었다.

윤덕여 감독은 “큰 선수와의 경기에서는 신체적으로 작더라도 부딪힐 수 있는 용기는 필요하다. 1대1로는 큰 선수들의 힘과 높이를 막기는 어렵다. (협력수비를 할 수 있도록)체력적으로 뒷받침이 되어야 한다. 한 발 더 뛰어야 한다”고 분전을 바랐다.

어려운 경기 속에서도 에이스 지소연의 활약은 빛났다. 첼시 레이디스(잉글랜드)에서 활약 중인 지소연은 중원에서 공격 전개 역할을 맡으며 기회가 생길 때는 전방으로 올라가 마무리까지 했다. 이날 전반전에는 동점골도 넣었다.

많은 역할을 맡고 있는 지소연에 대해 윤 감독은 “체력적으로 힘들어하기도 한다. 상대도 지소연에 대해 많이 분석하고 있다. 지소연이 마크 당할 때 이를 이용한 플레이도 중요하다. 지소연에 국한된 플레이보다는 주위 선수들의 역할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윤 감독은 골키퍼에 대해 “가장 고민스럽다. 강가애도 빌드업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고 아쉬워했다.

다음은 윤덕여 감독과의 일문일답이다.

-경기를 마친 소감은.
▶날씨가 굉장히 추웠다. 많은 팬들이 응원해줬지만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죄송하다. 선수들이 좋지 않은 컨디션에도 최선을 다해 경기를 했다. 이번 평가전은 월드컵에서 마주칠 프랑스, 노르웨이처럼 큰 선수들과의 경기를 미리 체험할 수 있는 기회였다.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 월드컵을 준비하는 방향을 읽을 수 있었다.

-체격 차이에 따른 몸싸움은 어떻게 봤나.
▶보완하기 힘든 부분은 있다. 큰 선수와의 경기에서는 신체적으로 작더라도 부딪힐 수 있는 용기는 필요하다. 1대1에서 큰 선수들의 힘과 높이를 막기는 어렵다. 체력적인 뒷받침이 되어야 한다. 한 발 더 뛰어야 한다.

-수비에서의 아쉬움이 있었다.
▶1차전에 3실점했다. 오늘도 수비 실수가 있었다. WK리그에서와는 체격, 스피드에서 차이가 있다. 적응하는 데 문제가 있다. 빠른 스피드에 대처하는 부분이 부족했다. 세컨드 볼에 대한 아쉬움도 있다. 전반전에도 우리는 실점을 했지만 득점 기회는 살리지 못했다. 적극적인 자세도 필요하다고 본다.

- 지소연과 이민아의 조합은 어떻게 평가하나.
▶ 모두 기술적으로 좋은 능력을 갖고 있다. 지소연은 유럽에서의 경험이 많다. 경기를 풀어나가는 능력도 뛰어나다. 반면 이민아는 체격이 크지 않다. 힘도 부족하다. 전형적으로 기술적인 축구를 하는 선수다. 유럽권 선수와 부딪혔을 때의 어려움이 이번 경기에서도 있었다. 체격적으로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민아를 후반전에 기용한 것도 이 때문이다. 고민이다. (부상으로 이탈한) 홍혜지가 유럽 선수와의 몸싸움도 가능하다고 생각했는데 아쉽다.

- 이금민 등은 좋은 활약을 보였다.
▶ 이금민과 여민지, 강채림 등에게 자리에 구애받지 말고 포지션을 이동하라고 이야기했다. 세 선수에게 많은 변화를 주며 경기를 풀어가려 했다.

- 골키퍼 문제는.
▶ 가장 고민스럽다. 오늘 강가애 골키퍼도 실점 장면을 보면 조금 아쉬움은 있다. 특히 빌드업 과정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강가애가 이번 평가전을 통해 성장의 발판을 마련해줬으면 했다. 자신감을 쌓는다면 김정미와 함께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오랜만에 경기에 나오다보니 아쉬운 점이 있었다.

- 여민지는 어땠나.
▶ 월드컵에 가보지 못한 아쉬움을 털기 위해 간절하게 훈련해왔다. 부상 이후 움직임에는 다소 아쉬움이 있었지만 회복되고 있다. 앞으로 부상 없이 활약을 이어간다면 과거 U17 월드컵에서 우승했을 때의 모습이 나오리라 기대한다.

- 강채림, 인상적인 데뷔전이었다.
▶오늘 A매치 데뷔전을 치른 강채림이 좋은 역할을 해줬다. 기술적인 능력이 뛰어나다. 나이는 어리지만 이런 선수들이 필요하다. 경쟁력은 충분하다.

-지소연 역할이 많다.

▶ 체력적으로 힘들어하기도 한다. 상대도 지소연에 대한 많은 분석이 가능하다. 지소연이 마크를 당할 때 이를 이용한 플레이도 중요하다. 지소연에 국한된 플레이보다는 주위 선수들의 역할이 더 필요하다.

(춘천=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