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인 열전’ 마스터스가 11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7475야드)에서 83번째 막을 올린다. 총상금 1250만 달러(약 142억 원) 규모로 펼쳐지는 마스터스는 이름만으로도 전 세계 프로골퍼들과 골프팬들을 설레게 하는 대회다. ‘꿈의 무대’로 불리는 마스터스 개막을 맞아 주요 키워드로 이번 대회를 미리 살펴봤다.
● 황제와 후계자
지난해 마스터스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4·미국)의 복귀로 큰 관심을 끌었다. 수년간 이어진 부상과 부진을 이겨내고 필드로 돌아온 우즈는 지난해 3년만의 마스터스 복귀전을 치렀다. 비록 최종 성적은 공동 36위에 그쳤지만, 황제의 컴백만으로도 암표값이 1000만원을 훌쩍 넘을 정도로 그 영향력은 대단했다. 우즈는 올해 대회에서 통산 5번째 우승을 노린다.
1년이 흐른 이번 마스터스는 차세대 황제의 우승 여부로 또 다른 주목을 받고 있다. 우즈의 후계자로 통하는 로리 매킬로이(30·북아일랜드)가 주인공이다. 지난달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을 제패하며 기세를 올린 매킬로이는 이번 대회 우승을 거두면 커리어 그랜드슬램(4대 메이저대회 석권)을 달성하게 된다. 신구(新舊) 황제들의 플레이가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 그린재킷
마스터스의 상징은 ‘그린재킷’이다. 우승자가 초록색 웃옷을 걸치는 장면은 곧 화려한 대미를 뜻한다. 2005년 대회에서 필 미켈슨(49·미국)이 전년도 우승자 자격으로 자신의 라이벌인 우즈에게 그린재킷을 입혀주는 순간은 지금까지 골프계의 역사적인 장면으로 남아있다.
올해 역시 그린재킷을 쟁탈하기 위한 전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우즈와 매킬로이는 물론 지난해 우승자 패트릭 리드(29·미국), 남자골프 세계랭킹 1위 저스틴 로즈(39·잉글랜드), 조던 스피스(26·미국), 저스틴 토마스(26·미국) 등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선수들이 모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한국을 대표해 나서는 김시우(24·CJ대한통운)도 빼놓을 수 없다. 2017년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자 자격으로 출전하는 김시우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치른 발레로 텍사스 오픈에서 쾌조의 감각을 뽐냈다. 비록 1~3라운드 선두를 달리다가 최종 공동 4위에 그쳤지만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나서는 만큼 책임감을 지니고 뛰겠다”며 정신무장을 마쳤다.
● 오거스타
다만 마스터스의 상징인 그린재킷을 입기 위해선 대회장인 오거스타의 난이도 높은 코스를 극복해야만 한다. 1933년 골프장 완공 전부터 각종 나무와 꽃이 심어져있던 오거스타 일대는 대회가 열리는 4월만 되면 화려한 경치를 자랑하곤 한다. 진달래와 개나리, 목련 등 코스 곳곳마다 ‘봄의 전령’들이 자리하고 있다. 각 코스 명칭이 꽃 이름으로 붙을 정도다.
그러나 이러한 아름다움과 달리 오거스타의 코스는 어려움을 넘어 혹독하기로 소문나 있다. 대표적인 장벽이 바로 ‘아멘 코너’로 불리는 11~13번 홀이다. 파4~파3~파5로 구성된 아멘 코너는 난이도가 높아 선수들이 신에게 기도까지 하면서 무사히 지나나길 바라는 코스로 통한다. 과연 83회 마스터스에서는 누구의 기도가 ‘골프의 신’의 응답을 받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