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 펄펄 라이벌 라건아 압도… 전자랜드, 모비스 잡고 1승1패
3쿼터 31점 몰아쳐 승기 잡아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은 전장에 나선 사령관이라도 된 듯 비장하게 말했다. “최강 현대모비스를 이기려면 육군(가드)과 공군(센터)이 분발해야 한다.”
15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현대모비스와 챔피언결정전(7전 4선승제) 2차전을 앞두고 있을 때였다. 1차전 패인을 박찬희를 중심으로 한 가드진과 찰스 로드가 버틴 골밑의 부진으로 진단한 것이다. 그러면서 육상과 공중에서 잘해줘야 우리 강점인 강상재와 정효근, 이대헌이 버틴 해군(포워드)도 더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했다.
유도훈 감독의 주문대로 이날 전자랜드는 육해공의 삼박자가 척척 맞으며 현대모비스를 거세게 압박한 끝에 89-70으로 크게 이겼다. 이로써 전자랜드는 창단 후 처음으로 진출한 챔프전에서 사상 첫 승리를, 그것도 적지에서 따내며 1승 1패로 균형을 맞췄다.
1차전에서 19득점, 9리바운드를 기록한 로드는 현대모비스 라건아(당시 30득점, 11리바운드) 앞에서 고개를 숙였지만 이날은 달랐다. 현대모비스에서 뛰다 퇴출됐던 로드는 31득점, 15리바운드로 골밑을 장악하며 라건아를 14득점, 7리바운드로 묶었다. 로드는 “1차전 때와 달리 공격 리바운드를 놓치지 않으려고 신경 썼다”며 “나와 라건아가 KBL 최고라고 생각한다. 모비스에서 중도 하차해서 더 열심히 한 측면도 있다”며 웃었다.
공격을 조율하며 이대성을 13점으로 봉쇄한 박찬희(8득점, 4리바운드, 5어시스트)는 “감독님 주문대로 수비할 때 상대가 처음부터 어렵게 공을 잡도록 집중했다. 원정 1승의 의미는 무척 크다”고 말했다. 이대헌(14득점)과 정효근(13득점)도 활발하게 득점에 가세했다.
전반을 33-34로 뒤진 전자랜드는 3쿼터에 대량 득점에 성공하며 일찌감치 승리를 예고했다. 3쿼터에만 로드가 13득점, 정효근이 9득점을 합작한 데 힘입어 31점을 몰아쳐 14점 차로 달아났다.
전자랜드는 턴오버에서 상대보다 8개나 적은 5개로 깔끔한 경기 운영을 펼쳤다. 유도훈 감독이 자다가도 생각날 만큼 중시한다는 리바운드 싸움에서 40-33으로 앞선 것도 승인이었다. 기디 팟츠(9득점)가 4쿼터 초반 라건아와 충돌하며 오른쪽 어깨를 다쳐 벤치로 물러난 건 유도훈 감독의 고민거리가 됐다.
반면 현대모비스는 후반 들어 체력 저하를 드러내며 슈팅 난조에 허덕였고 골밑 열세까지 심해졌다. 20점 차로 뒤진 4쿼터 중반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은 라건아와 이대성을 불러들이며 다음 경기에 대비했다. 유재학 감독은 “전체적인 힘에서 상대에게 밀렸다. 이제 5전 3선승제가 됐다. 거친 몸싸움에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유도훈 감독은 “주장 정영삼을 통해 선수들에게 파울이 나오더라도 쉬운 득점을 허용하지 말 것을 강조했다. 모비스 선수들이 더 뛰어야 득점할 수 있도록 몰아간 게 후반전 체력 우위로 연결됐다. 홈팬에게도 승리를 안겨주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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