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장 빛났던 신인 강백호(20·KT 위즈)의 신드롬은 현재진행형이다. 2년차 징크스라는 말은 강백호 앞에서 빛을 잃어간다.
KT는 16일 수원 한화 이글스전에서 4-2로 승리했다. 선발투수 윌리엄 쿠에바스가 6이닝 무실점 호투로 시즌 2승(2패)째를 챙겼다. 타선에서 가장 빛난 이는 강백호였다. 3번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출장한 그는 3타수 2안타(1홈런) 1볼넷 3타점 1득점 1도루로 펄펄 날았다. 이날 팀의 4점에 모두 관여했으니 승리의 주역이라고 부를 만했다.
잠시의 슬럼프를 완벽히 털어버리는 활약이었다. 강백호는 이날 전까지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0.225(40타수 7안타), 1홈런, 5타점으로 잠잠했다. 3월 한 달간 8경기에서 타율 0.417, 2홈런, 5타점으로 펄펄 날았을 때의 기세는 다소 꺾였다. 시즌 초 4할대를 넘나들던 타율도 한때 2할대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지난 주말 대구 삼성 라이온즈 원정 3경기에서 12타수 5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기지개를 켰다. 다소 들쑥날쑥했던 스트라이크존 속에서도 본인의 존을 설정해 강한 타구를 만들어냈고 결과로 이어졌다. 하락세 기간 스스로도 “초조함은 전혀 없다”며 대수롭지 않은 반응을 보였고 이를 결과로 증명했다.
지난 주말 반등의 기회를 마련했으니 이제 해결사 역할을 해낼 차례였다. 1회 첫 타석에서 2루수 땅볼로 물러났지만 4회 두 번째 타석에서 해결사 본능을 뽐냈다. 1사 1루에서 상대 선발 워윅 서폴드의 초구 몸쪽 낮게 제구된 커브(129㎞)를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는 115m로 큼지막했다. 시즌 4호 홈런이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2-0으로 앞선 6회 2사 3루에선 투수 키 넘기는 내야 안타를 만들어냈다. 바운드가 컸기 때문에 서폴드가 펄쩍 뛰어도 잡지 못했다. 맞는 순간 전력질주했던 강백호는 여유 있게 세이프를 따냈다. 3루주자의 득점으로 3-0 리드. 뒤이어 2루를 훔친 강백호는 후속 멜 로하스 주니어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았다. 강백호는 올 시즌 3개의 도루를 시도해 모두 성공시켰다. 이미 지난해와 타이기록이다. 지난해에는 5개의 실패가 있었기에 올해가 더 순도 높다.
강백호는 2018년 138경기에서 타율 0.290, 29홈런, 84타점을 기록하며 신인왕에 올랐다. 이렇다할 경쟁자도 없었다. 2년차 징크스가 염려됐지만 올해 팀 내 타율과 타점 선두다. 이강철 신임감독도 “왜 지난해 압도적인 성적을 냈는지 알 것 같다. 가까이서 보니 멘탈이 다르다”고 혀를 내둘렀다. 그 강력한 멘탈은 강백호 앞에서 2년차 징크스라는 단어를 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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