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헌 “독해야 산다”… 함지훈 “도와야 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17일 03시 00분


전자랜드 2차전 승리 수훈 이대헌… 상무서 갓 제대, 3점포도 장착
집중 견제 당한 모비스 함지훈… 동료 슛 기회 주는 노련함 필요

‘34분 51초.’

프로농구 현대모비스의 포워드 함지훈(35·198cm)이 15일 전자랜드와의 챔피언결정전 2차전(89-70 전자랜드 승)에서 첫 득점까지 걸린 시간이다. 베테랑 함지훈(3득점)은 끈질긴 수비를 펼친 전자랜드 이대헌(27·197cm)에게 꽁꽁 묶였다.

챔프전을 앞두고 현대모비스 양동근은 “정규리그 맞대결을 돌아볼 때 전자랜드는 함지훈을 막을 선수가 없다는 게 약점”이라고 했다. 정규리그에서 현대모비스는 전자랜드와의 상대 전적에서 5승 1패로 앞섰다. 하지만 정규리그 때 볼 수 없었던 이대헌의 등장이 변수로 작용하면서 양 팀은 1승 1패로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대헌은 지난달 20일 상무에서 전역해 플레이오프(PO)부터 경기에 나서고 있다.

이대헌은 강한 몸싸움을 바탕으로 함지훈을 막는 동시에 공격(챔프전 평균 12.5득점)에서도 제 몫을 하고 있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이대헌에게) 상무에서 성격을 전투적으로 바꾸고 3점슛 능력을 장착해 오라고 주문했었다”고 말했다. 상무에서 이대헌을 지도한 이훈재 감독(현 여자프로농구 KEB하나은행 감독)은 “이대헌은 꾸준히 웨이트트레이닝을 해 근력을 키웠다. 또한 홀로 3점슛 훈련과 발 빠른 가드를 상대로 한 수비 훈련을 해 기량을 끌어올렸다”고 전했다. 전자랜드는 어깨를 다친 외국인 선수 기디 팟츠의 3차전 출전이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이대헌 등 장신 포워드진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

현대모비스가 팀 분위기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함지훈의 공격력이 살아나야 한다. 함지훈은 정규리그에서 평균 9.37득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2차전에서는 이대헌을 중심으로 한 전자랜드 포워드진의 집중 수비에 고전해 슈팅 시도(2점슛 4개 시도) 자체가 적었다. 이상윤 상명대 감독은 “함지훈이 단순하게 포스트업으로 힘 대결을 펼쳐서는 안 된다. 자신에게 상대 수비가 쏠릴 때 부지런히 움직인 뒤 패스로 동료의 슛 기회를 만드는 노련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골밑에서 외곽으로 패스를 내주는 능력이 뛰어난 함지훈은 정규리그에서 평균 3.44개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이 감독은 “2차전에서 부진했던 라건아(14득점)가 좀 더 적극적으로 골밑에서 움직여 상대 수비를 분산시키면 함지훈이 한결 수월하게 공격을 전개할 공간이 생길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프로농구#이대헌#함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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