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율 꼴찌 SK, 홈런 펑펑 3위… 타율 3위 키움, 홈런 침묵 꼴찌
타율은 꼴찌인데 홈런은 3위, 타율은 3위인데 홈런은 꼴찌.
프로야구 SK와 키움의 성적이 요즘 이렇다. 최근 타격코치까지 교체할 정도로 타격 부진에 시달리는 SK이지만 홈런만은 수시로 팡팡 때려내며 ‘홈런 공장’의 명성을 되살리고 있다. 반면 키움은 팀 타율이 0.273으로 NC(0.281), 두산(0.275)에 이어 3번째로 높지만 시즌 초반 이상할 정도로 홈런 운이 따라주지 않고 있다.
SK는 19∼21일 인천에서 진행된 NC와의 안방경기 주말 3연전에서 홈런을 7개 추가하며 거포 본능을 나타냈다. 지금까지 SK가 때려낸 안타 205개 중 11.7%인 24개가 홈런이다. SK 외 전체 안타 중 홈런 비율이 10%를 넘는 곳은 홈런 수 1, 2위인 NC(31개·12.1%)와 삼성(27개·11.7%)뿐이다. 10개 구단 전체 안타 중 홈런 비율은 8.8%.
특히 SK의 홈런 행진은 팀 타율이 0.241로 10개 구단 중 꼴찌인 가운데 터져 나오고 있어 이목을 끈다. SK보다 타율이 0.005 높은 0.246(9위)인 LG는 홈런 수도 15개로 9번째다.
SK의 홈런은 특정 선수에게 집중되지 않고 다양한 선수들의 방망이 끝에서 나오고 있다. 이재원과 최정, 한동민이 지금까지 각각 홈런 4개씩을 기록했다. 타율 0.228로 부진한 외국인 선수 로맥도 홈런은 이미 3개를 때렸다. 양의지(6개)와 이원석(6개)이 홈런 레이스를 이끄는 NC, 삼성과 다른 모양새다. SK 팬들은 여러 선수에게서 터져 나오는 홈런이 부진한 타격감을 극복하는 데도 도움을 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부풀리고 있다.
SK는 특히 안방 팬들 앞에서 많은 홈런을 터뜨리고 있다. 지금까지 치른 25경기 중 17경기가 안방이었던 SK는 인천에서 21개의 홈런을 때려냈다.
반면 키움은 시즌 초반 홈런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높은 타율을 유지하는 가운데서도 홈런만은 13개로 10개 구단 중 가장 적다. 2∼4번을 오가며 타율 0.306를 기록 중인 ‘국민 거포’ 박병호조차 유독 올해 홈런이 3개로 예전 같지 않다. 외국인 선수 샌즈도 홈런이 2개뿐이다. 그나마 장영석이 홈런 4개를 만들어 내 팀의 체면을 지켜주고 있다. 안방에서 5개, 방문경기에서 8개의 홈런을 만들어 원정 홈런이 많은 점이 키움의 특징이다.
전문가들은 박병호의 불방망이가 살아난다면 키움도 다시 홈런 경쟁에 뛰어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장성호 KBSN스포츠 해설위원은 “SK는 동료 한 명이 홈런을 치기 시작하면서 다른 타자들도 의욕을 가지고 홈런을 만들려고 의식하는 경우가 많아져 선순환 분위기를 탄 것”이라며 “키움도 박병호가 홈런 레이스에 뛰어들기 시작하면 팀의 다른 선수의 홈런도 함께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양준혁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도 “강타자들의 홈런 타격감은 늦게 살아나는 경우도 많다”며 “앞으로 선수들의 몸이 풀리면 홈런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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