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cm’ K리그 최단신 김현욱 “키 작아 불편한 적 없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4월 25일 05시 30분


강원 김현욱.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강원 김현욱.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2019시즌 K리그1 8라운드 MVP는 강원FC 김현욱(24)에게 돌아갔다. 21일 열린 제주와 원정경기에서 1-1로 맞선 전반 41분 벼락같은 왼발 중거리포로 상대 골 망을 흔들며 4-2 승리에 앞장선 기여도를 인정받았다.

김현욱의 키는 정확히 160cm다. 37년 K리그 역사상 가장 작은 키다. 그 작은 체구에서 골 망에 큰 충격을 전한 대포알 슛을 뿜어내자 관중들의 탄성이 쏟아졌다. 이름 석자를 제대로 알린 인생 골이었다.

예전에도 작은 고추가 맵다는 걸 확인시켜준 스타들이 있었다. 럭키금성(현 서울) 박항서(167cm)를 비롯해 포항제철 이흥실(168cm), 유공(현 제주) 이강조(168cm), 대우(현 부산) 이태호(170cm) 등은 체구는 작았지만 뛰어난 기량을 과시하며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들은 K리그 주전은 물론이고 태극마크도 달았던 작은 거인들이었다.

K리그를 거쳐 간 외국인 선수 중엔 파그너(163cm·부산)와 산토스(165cm·제주, 수원), 뽀뽀(168cm·부산, 경남) 등이 기억에 남는 단신들이다. 수원FC 김동찬(169cm)은 백전노장이고, FC서울 고요한(170cm)도 작은 키와 무관하게 플레이는 강렬하다.

그런데 김현욱은 이들보다 한 뼘 더 작다. 뛰는 모습을 보면 금방 티가 날 정도다. 하지만 그는 축구와 키는 별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축구를 하면서 키가 작아 불편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은 적은 없다. 큰 사람이 잘하는 게 있고, 작은 사람이 유리할 때가 있다. 작다는 게 결코 약점은 아니다.”

처음 축구를 접한 초등학교 3학년 때도 팀에서 가장 작았다. 160cm는 한양대 입학 때의 키다. 작지만 다부지다고 해서 붙은 별명은 ‘김병만(개그맨)’이다. 포지션은 미드필드 성향이 강한 윙 포워드다.

프로에서 살아남으려면 자신만의 뚜렷한 강점이 필요하다. 그에게도 차별화된 능력이 있다. “남들보다 활동량이 많다. 한 발 더 뛰려고 한다. 왼발 킥에 자신 있다. 또 그라운드에서 판단을 빨리 하려고 한다. 이른바 생각하는 축구인데, 이건 축구를 시작할 때부터 해온 노력이다.”

롤 모델은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다. 메시도 170cm의 단신이다. “어릴 때부터 메시를 좋아했다. 작지만 강한 모습이 멋졌다. 그는 저와 같은 단신들의 희망이다.”

2017년 제주를 통해 프로에 데뷔했고, 2년간 25경기 4골을 넣었다. 올해 둥지를 튼 강원에서 7경기 2골을 기록 중이다. 조금씩 발전해 가는 모습이다. 그는 “K리그에서 능력을 발휘하는 게 우선이고, 그 다음엔 큰 무대에 도전하고 싶다. 또 대표팀에도 뽑히고 싶다”며 축구인생의 목표를 밝혔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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