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시즌 2승’ 이형범, 이젠 평범함을 거부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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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지 보상’ 두산 와서 환골탈태… 구원으로 5승, 깜짝 다승 선두
“탄탄한 수비진 도움에 자신감”
작년 ‘FA 보상’ 백동훈도 활력… 삼성 이원석도 2009년부터 활짝

두산 투수 이형범이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의 방문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이날 두산이 5-2로 앞선 5회 등판한 이형범은 5승째를 올려 다승 1위에 올랐다. 뉴시스
두산 투수 이형범이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의 방문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이날 두산이 5-2로 앞선 5회 등판한 이형범은 5승째를 올려 다승 1위에 올랐다. 뉴시스
24일 현재 KBO리그 다승 부문 1위에는 뜻밖의 이름이 올라와 있다. 두산 오른손 불펜 투수 이형범(25)이다. 이형범은 23일 키움과의 경기에서 구원승으로 시즌 5승(무패)째를 거뒀다. 선발 투수들인 린드블럼(두산)과 켈리(LG) 등이 4승으로 공동 2위다.

NC 소속이던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상상하기 힘든 일이었다. 2012시즌 팀 창단에 따른 특별 지명으로 NC에 입단한 그는 지난해까지 통산 승수가 2승에 불과했다. 그의 운명을 바꾼 것은 지난해 12월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였던 포수 양의지의 이적이었다. 두산의 안방마님이던 양의지는 4년 125억 원에 NC로 팀을 옮겼다. 양의지를 내준 두산은 보상 선수로 이형범을 지명했다.

양의지는 둥지를 옮겨서도 이날까지 타율 0.357에 6홈런, 21타점을 기록해 몸값이 아깝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두산에서는 양의지의 빈자리를 백업 포수였던 박세혁이 잘 메우고 있다. 박세혁의 성적은 타율 0.291에 1홈런, 15타점이다. 빠른 발까지 갖춰 이날까지 벌써 4개의 3루타를 때렸다. 투수 리드 역시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에 이형범까지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이고 있으니 두산으로서는 양의지의 공백이 그리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이형범의 반전 활약에 대해 심재학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원래 좋은 자질을 갖고 있던 투수다. 두산에 와서는 탄탄한 수비진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안타가 될 타구를 수비수들이 종종 걷어내 주니 더욱 자신감이 붙은 것 같다”고 말했다.

두산의 백업 외야수 백동훈(29) 역시 2018시즌을 앞두고 FA 자격을 얻어 롯데로 떠난 민병헌의 보상 선수다. 백동훈은 올 시즌 첫 선발 출장이었던 21일 KIA전에서 4타수 2안타를 쳤다. 23일 경기에서도 주전 중견수 정수근 대신 선발로 나와 4타수 1안타를 때렸다. 지난해까지 백민기라는 이름을 썼던 그는 올 시즌 대수비나 대주자로 뛰며 근성 있는 플레이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시즌 타율은 0.267.

삼성 내야수 이원석(33)도 두산에 보상 선수로 와서 빛을 봤다. 롯데 시절 평범한 선수였던 그는 2009시즌 롯데로 이적한 홍성흔의 보상 선수로 두산으로 팀을 옮긴 뒤 주전 3루수 자리를 꿰찼다. 이원석은 2016시즌 후 FA 자격을 얻어 삼성과 계약했다. 그 과정에서 포수 이흥련이 보상 선수로 두산으로 왔다. 보상 선수 출신이 보상 선수를 남긴 특이한 경우다.

화수분 야구로 유명한 두산에서는 보상 선수조차 새롭게 태어나곤 한다. 두산은 이날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의 경기에서 3-8로 졌지만 18승 9패로 여전히 단독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두산 베어스#이형범#백동훈#이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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