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동기’ 이정은 김아림 이다연, KLPGA챔피언십 우승 경쟁 본격화 [김종석의 TNT 타임]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27일 04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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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친한 사이로 3명 모두 똑같은 의류 후원사
-정상 향한 우정어린 대결 다짐
-이정은 샷이글 선전포고

2018년 11월 박인비 인비테이셔널에 같은 팀으로 출전한 이정은과 김아림.
2018년 11월 박인비 인비테이셔널에 같은 팀으로 출전한 이정은과 김아림.
제대로 붙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2019시즌 첫 메이저대회 ‘무방 데이’에 최고 흥행카드가 성사됐다. 한때 치열하게 신인상을 다투던 투어 입문 동기 세 명이 같은 조에서 우승 경쟁을 펼치게 된 것이다. 이정은(23) 김아림(24) 이다연(22)이 그들이다.

세 선수는 27일 오후 11시50분부터 경기 양주 레이크우드CC(파72)에서 열리는 크리스 F&C 제41회 KLPGA챔피언십 3라운드에서 동반 플레이에 나선다.

지난해 KLPGA투어 상금왕과 평균타수 1위를 차지한 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진출한 이정은은 5개월 만의 국내 무대에서 탁월한 샷 감각을 과시했다. 26일 2라운드에서 이정은은 이글 1개와 버디 5개, 보기 2개를 묶어 5언더파 67타를 쳤다. 전날 69타에 이어 이틀 연속 60대 타수를 적은 이정은은 선두 이다연에 2타 뒤진 공동 2위(8언더파 136타)에 올랐다.
KLPGA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샷이글을 한 뒤 기뻐하고 있는 이정은,
KLPGA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샷이글을 한 뒤 기뻐하고 있는 이정은,

특히 이정은은 6번 홀(파4)에서 84m를 남기고 54도 웨지로 한 세컨드 샷을 이글로 연결시켜 갤러리의 환호를 받았다. 이정은이 KLPGA투어에서 샷이글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이정은은 “아이언 샷이 평소와 달리 페이드 구질로 나와 어려움을 겪었지만 마지막 18번 홀 버디로 감을 되찾은 기분이다”며 “체력적으로나 3라운드가 고비가 될 것 같은데 잘 넘겨보겠다”고 말했다.

이다연은 보기 없이 버디 6개를 낚아 10언더파 134타로 단독 선두에 이름을 올렸다. 이다연은 2017년 팬텀 오픈에서 첫 우승을 신고했고, 지난해 E1 채리티 오픈 이후 통산 세 번째 우승을 노린다.

이다연은 “나흘 내내 60대 타수를 치는 걸 목표로 삼겠다. 그러다 우승이 따라오면 더 좋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박인비 인비테이셔널에서 같은 팀이 된 김아림과 이정은.
지난해 11월 박인비 인비테이셔널에서 같은 팀이 된 김아림과 이정은.

장타자 김아림은 버디 8개에 보기 2개로 6타를 줄여 이정은과 동타로 마쳤다. 김아림은 4홀 연속 버디를 잡는 몰아치기를 펼치기도 했다.

이정은과 이다연, 김아림은 서로 나이는 한 살 차이여도 2016년 나란히 KLPGA투어에 데뷔한 동기다. 당시 신인상 레이스에서 이정은은 2021점으로 1위를 차지해 평생 한번 뿐인 영광을 안았다. 김아림이 5위(1401점), 이다연이 8위(829점)이었다.

이번 시즌 LPGA투어에서도 신인왕을 노리는 이정은은 “국내 신인 시절 신인상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서 미국에선 오히려 덜 한 편이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당시 이정은을 비롯한 루키들은 신인상 부담 때문에 대회 때마다 다른 경쟁자 순위부터 따져봤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필드 밖에선 절친한 선후배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정은은 “이번 대회 앞두고 아림이 언니가 꼭 잘 쳐서 같은 조에서 만났으면 좋겠다는 덕담을 했는데 이렇게 이뤄지게 됐다”며 웃었다.
지난해 11월 이벤트에서 우승한 이다연을 축하하고 있는 이정은과 김아림.
지난해 11월 이벤트에서 우승한 이다연을 축하하고 있는 이정은과 김아림.

이정은과 김아림, 이다연은 지난해 11월 박인비가 주최한 초청대회에 팀KLPGA 일원으로 함께 참가하기도 했다. 당시 이정은과 2인 1조의 같은 팀이 됐던 김아림은 “정은이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 숟가락 하나 얹은 셈이다”고 말했다.

지난해 KLPGA투어 연말 이벤트 대회에서 이다연이 우승했을 때는 이정은과 김아림이 물을 뿌려주며 축하를 아끼지 않았다.

이정은과 김아림, 이다연은 의류 스폰서 업체가 같기도 하다. 이번 대회를 주최한 크리스 F&C로부터 의류 지원을 받고 있다. 이정은은 “같은 크리스 옷을 입는 아림 언니, 다연이와 함께 치게 돼서 좋다. 재미 있게 쳐보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KLPGA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선두에 나선 이다연. 박준석 작가 제공
KLPGA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선두에 나선 이다연. 박준석 작가 제공
골프대회에서 3라운드를 흔히 무빙데이라고 한다. 순위 변동이 심해 우승을 향한 분수령이 될 때가 많다. 1,2라운드를 통해 컷 탈락자를 가려낸 뒤라 더욱 공격적인 플레이가 관심을 끌기도 한다. 김재열 해설위원은 “메이저 대회답게 최정상급 선수들이 맞붙게 됐다. 비가 오락가락했던 1,2라운드 달리 날씨도 좋아질 전망이다. 정상을 향한 선두조 선수들이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흥미로운 결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장소인 레이크우드CC는 1호선 양주역에서 차로 10분 정도 거리다. 대회 주최 측은 갤러리 관람 편의를 위해 지하철역에서 대회장까지 셔틀버스도 운영하고 있다.

양주=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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