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은 2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MLB)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경기에서 7이닝 동안 8피안타(1홈런) 2실점으로 호투를 펼쳐 시즌 3승째(1패)를 수확했다.
가장 눈에 띈 것은 삼진 퍼레이드였다. 105개의 공을 던진 류현진은 66개의 공을 스트라이크존에 꽂아넣었고, 삼진을 무려 10개나 솎아냈다. 볼넷은 하나도 내주지 않았다.
류현진의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탈삼진이다.
류현진이 한 경기에 10개 이상의 삼진을 솎아낸 것은 2013년 빅리그 데뷔 이후 세 번째다. 2013년 5월 1일 콜로라도 로키스 전에서 12개의 삼진을 솎아낸 것이 개인 한 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이다. 2014년 7월 14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전에서도 10개의 삼진을 잡아낸 적이 있다.
패스트볼 구속이 그다지 빠르지는 않았지만, 다양한 구종을 활용한 것이 돋보였다.
류현진은 직구와 컷·투심 패스트볼, 체인지업, 커브, 슬라이더 등 자신이 가진 6개 구종을 고루 활용하며 ‘삼진 쇼’를 선보였다. 포심 패스트볼 28개, 체인지업 27개, 컷 패스트볼 27개, 투심 패스트볼 13개, 커브 8개, 슬라이더 2개 등 자신이 가진 6개 구종을 모두 구사했다.
경기 초반에는 패스트볼과 ‘전매특허’ 체인지업 조합으로 피츠버그 타선을 요리했다. 87~91마일의 패스트볼을 잇따라 던진 뒤 체인지업으로 헛스윙이나 범타를 유도했다.
피츠버그 타자들이 이 조합에 익숙해질 때가 되자 볼배합에 변화를 줬다. 4회까지 8개만 던진 컷 패스트볼을 5회부터 주무기로 활용했다. 우타자 몸쪽으로 낮게 깔리는 컷 패스트볼에 피츠버그 타자들의 방망이가 헛돌거나 범타가 됐다.
삼진을 잡을 때 결정구로 사용한 구종도 다양하다.
선취점을 내준 뒤인 1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조시 벨을 삼진으로 잡을 때 볼카운트 2B2S에서 슬라이더를 던져 헛손질을 유도했다.
2회초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강정호에게는 투심·컷 패스트볼과 체인지업 조합을 앞세웠다. 강정호는 류현진의 체인지업에 연신 헛스윙을 했다.
이후 1사 2, 3루의 위기에서 콜 터커를 삼진으로 잡을 때에는 풀카운트 상황에서 컷 패스트볼로 헛스윙을 이끌어냈다.
류현진은 4회초 1사 1루 상황에서 브라이언 레이놀즈에게는 하이 패스트볼로 헛스윙을 유도해 삼진을 솎아냈고, 후속타자 터커에게는 컷 패스트볼을 스트라이크존에 꽂아넣어 삼진으로 처리했다.
5회초 선두타자 파블로 레예스를 상대하면서 류현진은 커브, 포심 패스트볼로 카운트를 잡은 후 컷 패스트볼로 헛손질을 유도했다.
류현진은 6회초 그레고리 폴랑코와 조시 벨을 연달아 삼진으로 잡을 때 패스트볼, 체인지업 조합을 다시 꺼내들었다. 폴랑코에게는 직구 3개를 연달아 던진 후 체인지업으로 헛스윙을 끌어냈다. 벨을 상대로는 컷 패스트볼 5개를 뿌린 후 체인지업을 던졌고, 벨의 방망이가 허공을 갈랐다.
이후 2사 1루에서 프란시스코 서벨리를 상대로는 하이 패스트볼로 헛스윙을 유도해 삼진을 추가했다.
7회초 1사 후 터커를 삼진으로 잡을 때에는 풀카운트에서 스트라이크존 몸쪽 낮은 곳에 컷 패스트볼을 집어넣었다.
이날 경기를 포함해 류현진은 올 시즌 ‘삼진 머신’의 면모를 자랑 중이다. 올 시즌 5경기에서 27⅓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무려 33개의 삼진을 잡았다. 볼넷은 2개에 불과하다. 지난달 29일 애리조나와의 정규시즌 개막전에서 8개의 삼진을 잡았고, 21일 밀워키 브루어스 전에서도 삼진 9개를 뽑아냈다.
팔색조 매력을 선보인 류현진이지만, 올 시즌 가장 많은 8개의 안타를 허용한 것과 또다시 홈런을 얻어맞은 것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류현진은 4회초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벨에 3구째 시속 89마일(약 143.2㎞)짜리 투심 패스트볼을 통타당해 중월 솔로 홈런을 얻어맞았다.
지난달 29일 애리조나와의 정규시즌 개막전부터 류현진은 매 경기 홈런을 허용했다. 이 때문에 한 번도 무실점을 기록하지 못했다. 지난 21일 밀워키 전에서도 지난해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MVP) 크리스티안 옐리치에 홈런 두 방을 허용한 탓에 5⅔이닝 2실점을 기록하고 패전 투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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