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52)이 제자 정수빈(29)의 사구 이후 벌어진 벤치클리어링 사건에 대해 사과의 뜻을 전했다.
김 감독은 29일 스포츠동아와 통화에서 “양상문 감독님 등 롯데 구단과 야구팬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 심려를 끼쳐드렸다. 공필성 롯데 자이언츠 수석코치에게 심한 말을 한 것도 감정 조절을 하지 못한 내 잘못”이라고 밝혔다.
28일 잠실 롯데-두산전 8회 양 팀 감독이 홈플레이트 앞에서 대치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정수빈이 롯데 구승민의 시속 148㎞ 빠른 공에 등 부위를 맞고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고, 이로 인해 김 감독의 감정이 격해진 것이다. 실제로 정수빈은 8번 갈비뼈가 골절되는 부상을 당해 29일 재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 과정에서 김 감독이 공 코치와 구승민에게 심한 말을 했다는 사실이 전해져 비난의 중심에 섰다. 취재결과 김 감독이 공 코치에게 욕설을 한 것은 맞지만, 구승민과 주형광 투수코치에게는 “뭐하는 거냐”라고 목소리를 높인 것이 전부였다는 전언이다. 현장에 있던 한 롯데 코치도 “김 감독님이 선수에게 심한 말씀을 하신 건 듣지 못했다”고 했다. 이에 김 감독은 “공 코치에게 욕설을 한 것도 내 잘못”이라고 사과했다. 공 코치도 28일 밤 통화에서 “김 감독과 서로 오해를 풀었다. 이 사건이 더 확대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김 감독이 사과의 뜻을 전하면서 사태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양 구단도 더 이상 사태가 확산하는 것을 원치 않고 있다.
김 감독은 28일 경기 후 양 감독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았다. 이에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두산 2군 감독과 1군 수비, 작전코치로 함께했던 공 코치를 통해 양 감독에게 사과의 뜻을 전달한 상태다. 김 감독은 “양 감독님께도 다시 전화를 드릴 것”이라고 했다.
한편 KBO(한국야구위원회)도 이번 사태의 경위와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 정금조 KBO 운영본부장은 “시간을 오래 끌 사안은 아니라고 판단한다. 가능한 빨리 사실관계를 파악하겠다”고 밝혔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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