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 4번 타자 옷 딱 맞네…복귀 이후 4홈런 8타점 펄펄

  • 뉴시스
  • 입력 2019년 4월 30일 23시 00분


키움 히어로즈 거포 박병호(33)가 4번 타자로 돌아온 이후 마치 자신에게 딱 맞는 옷을 찾은 듯 펄펄 날고 있다.

박병호는 30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4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해 6타수 4안타 2타점 3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4번 타자로 전격 복귀한 이후 자랑한 물오른 타격감을 이날도 이어갔다.

박병호는 시범경기에서 2번 타자, 개막 후에는 3번 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장정석 감독은 팀 공격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이같은 선택을 했다.

시즌 초반 박병호의 성적은 나쁘지 않았지만, 이름값에는 다소 못 미쳤다. 지난달 23일 개막 이후 한 달 동안 홈런 세 방을 날렸으나 기대에 미치는 숫자는 아니었다.

박병호가 본격적으로 4번 타자 자리로 복귀한 것은 지난 25일 고척 두산 베어스 전부터다. 지난달 30, 31일 고척 SK 전에 4번 타자로 나서기는 했으나 이후에도 줄곧 3번 타자로 나섰다.

4번으로 완전히 돌아온 후 박병호는 기다렸다는 듯이 맹타를 때려내고 있다. 25일 고척 두산 전부터 이날 경기까지 타율 0.545(22타수 12안타) 4홈런 8타점을 몰아쳤다. 27일 고척 KIA 타이거즈 전부터 이날까지 3경기 연속 아치를 그려냈다.

올 시즌 3번 타자로 나섰을 때 타율 0.288 2홈런 9타점을 기록한 반면 4번 타자로 나섰을 때 더욱 뜨거웠다. 4번 타자로 출전했을 때 타율 0.467 5홈런 10타점을 기록했다.

박병호는 “3번 타자로 나섰을 때 잘 하지 못해 죄송했다. 4번 타자로 잘 하고 싶다”고 말했고, 장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박병호가 4번 타순으로 돌아온 후 시위하듯 잘 치고 있다. 좋은 신호들이 꾸준히 나오고 있어 감독으로서는 긍정적이다”며 “앞으로 무섭게 터질 것 같다”고 기대했다.

기대에 부응하듯 박병호의 방망이는 이날도 뜨거웠다. 3루타를 뺀 사이클링 히트를 때려냈다.

2회초 첫 타석에서 3루 땅볼로 물러났던 박병호는 4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상대 선발 브록 다익손의 2구째 시속 144㎞짜리 직구를 통타, 왼쪽 담장을 살짝 넘기는 동점 솔로 홈런을 쏘아올렸다.

박병호는 1-1로 맞선 6회초 무사 1, 2루에서 우중간에 떨어지는 적시타를 뽑아내 키움에 리드를 선사했다.

팀이 7-5로 추격당한 7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박병호는 상대 구원 김택형을 상대로 좌익수 왼쪽에 떨어지는 2루타를 날렸다. 박병호는 장영석의 적시 2루타로 홈을 밟았고, 키움은 8-5로 다시 달아나며 흐름을 가져왔다.

박병호는 15-5로 크게 앞선 9회초에도 안타를 뽑아냈다.

장 감독은 경기 후 “박병호가 4번 타자로서 중심을 확실히 잡아줬다”며 흐뭇한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박병호는 “이번주 첫 경기에 강팀을 만났는데 좋은 경기를 했다”며 미소를 지었다.

그는 “홈런은 날아가는 타구를 봤을 때 넘어갈 것이라 생각이 들지 않았다. 행운이 따른 홈런”이라며 “조금 더 정확하게 타격을 하려고 타석에서 집중력을 높였다. 나의 스윙을 하려고 노력했는데 4안타라는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타석에서 사이클링 히트를 신경쓰지 않았냐’는 질문에 박병호는 “전혀 신경쓰지 않았다. 나의 주력으로 3루타가 쉽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가능성이 희박했다”며 “신경쓰지 않아 아쉽지도 않다”고 답했다.

【인천=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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