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와 권혁은 지난해까지 한화에 몸담았던 선수들. 그러나 올 시즌을 앞두고 나란히 한화를 떠나 두산 베어스에 새둥지를 틀었다.
배영수가 먼저 시즌 직후 한화에서 방출돼 두산과 계약했고, 권혁은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서 제외되자 방출을 요청해 마찬가지로 두산에 입단했다. 배영수와 달리 권혁은 선수 등록 마감일이 지난 뒤라 육성선수 신분으로 계약을 맺었다.
지난달 2일 처음 1군에 콜업된 배영수는 묵묵히 제 역할을 해내고 있다. 10경기에 등판해 13이닝을 소화하며 1패 평균자책점 3.46을 기록 중이다. 주로 추격조 역할을 맡고 있지만 두산 불펜에는 큰 힘이 된다.
지난 30일에는 처음으로 친정팀 한화를 상대로 마운드에 섰다. 7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선발 세스 후랭코프에 이어 등판해 정은원을 1루수 직선타로 잡아낸 뒤 임무를 마무리했다. 투구수 단 1개로 ⅓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1일부터는 육성선수의 1군 등록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권혁이 1군에 합류할 수 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일찌감치 권혁을 5월1일에 맞춰 1군 엔트리에 등록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30일 한화전을 앞두고도 김태형 감독은 “실전 공백이 있었지만 권혁이니까 잘하겠지”라며 “전성기만큼은 아니겠지만 우리 팀에 부족한 좌완으로 충분히 제 몫을 해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권혁은 퓨처스리그 8경기에서 1승 2홀드 평균자책점 1.00(9이닝 1자책)을 기록하며 등판 준비를 마친 상황. 이미 30일 1군 선수단과 함께 대전을 찾았다. 지난달 20일이 마지막 등판이라는 점에서 이날 1군 등록과 함께 두산맨 신고식을 치를 가능성이 높다.
배영수도 전날 투구수가 1개에 불과했기 때문에 이틀 연속 등판이 가능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배영수와 권혁이 연이어 등판해 친정팀 한화 타자들을 상대로 공을 뿌리는 장면이 연출될 수도 있다.
배영수와 권혁은 나란히 2015시즌을 앞두고 FA 자격을 획득, 한화에 입단했다. 배영수는 3년 총액 21억5000만원, 권혁은 4년 총액 32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이후 배영수는 선발 투수로, 권혁은 불펜 투수로 한화 마운드를 책임졌다. 특히 권혁은 ‘불꽃 투혼’이라는 수식어를 얻으며 한화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런 두 베테랑이 이제는 한화를 적으로 상대한다. 권혁의 1군 등록이 가능한 날짜에 두산과 한화의 경기가 잡혀 있는 것이 공교롭다. 5월의 첫 경기, 두산과 한화의 시즌 4차전이 열리는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는 흥미로운 대결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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