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덩이 포수가 둘이나…” 웃음 커지는 키움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5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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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영-박동원 ‘양포’ 체제 정착

이지영(왼쪽), 박동원
이지영(왼쪽), 박동원
그라운드의 사령관 역할을 하는 팀의 ‘안방마님’ 포수를 두고 중하위권 팀의 희비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주전급 포수가 2명이나 되는 팀이 있는 반면 그나마 있던 포수도 쓰기 어렵게 된 팀도 있다.

포수 때문에 가장 행복한 팀은 키움이다. 삼성에서 영입한 베테랑 포수 이지영(33)이 제 역할을 톡톡히 해 주는 가운데 지난달 9일부터는 박동원(29)까지 가세했다. 박동원은 지난해 성범죄 혐의에 연루되면서 경기에 출장하지 못하다가 법원에서 무혐의 판결을 받고 복귀했다.

박동원이 복귀하면서 장정석 감독은 박동원을 최원태와 안우진의 전담 배터리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이지영은 요시키와 브리검, 이승호와 짝을 이룬다. 야구에서 체력 소모가 가장 심한 포지션인 포수의 체력적인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전담 투수에 대해 속속들이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최원태는 최근 박동원에 대해 “공을 던지다가 느낌이 이상하다 싶으면 바로 와서 문제점을 지적해 줄 정도로 (나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두 포수는 공격에서도 맹활약하며 팀의 분위기를 상승세로 이끌고 있다. 박동원은 6일 기준 20경기에 출전해 51번 타석에 들어서서 21안타를 때려냈다. 시즌 평균 타율이 0.434로 자신의 통산 타율(0.259)보다 2할 가까이 높다. 이지영 역시 타율 0.326을 기록하며 맹활약 중이다. 최근 무섭게 타격감이 상승하고 있는 박병호의 맹타에 두 포수의 지원 사격까지 더해지면서 키움은 최근 8연속 위닝시리즈를 하며 순위를 최대한 끌어올릴 준비를 하고 있다.

김준태
반면 불펜진의 극심한 부진에 시름하고 있는 롯데는 그나마 한 명 있던 주전 포수 김준태(25)를 2군으로 내려보냈다. 팀 내 최저 타율인 0.167을 기록할 정도로 타격이 부진하자 양상문 감독이 결단을 내린 것이다. 그렇다고 김준태의 백업 포수인 안중열과 나종덕의 성적이 좋은 것도 아니다. 안중열은 0.200, 나종덕은 0.190의 타율에 그치고 있다. 모두 팀 평균 타율(0.259)에 한참 못 미친다. 두 포수도 번갈아가며 2군을 오르내렸다. 그나마 선발 투수들이 “사인을 믿고 던지면 결과가 좋다”고 칭찬하던 포수 김준태가 빠지면서 롯데는 한동안 안정적인 배터리 운영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최근 경기에서 6연패-1승-5연패를 기록하는 등 4월 하순 이후 성적이 1승 11패로 최악의 부진을 경험하고 있는 롯데는 투수진의 부진 탈출과 함께 2년 전 강민호가 삼성으로 이적하면서 생긴 포수 공백까지 메워야 하는 2가지 숙제를 한꺼번에 떠안게 됐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키움#이지영#박동원#김준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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