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자책점 0을 유지하던 조상우(25·키움 히어로즈)가 처음으로 무너졌다. 구속 증가에 대한 기대와 함께 이전까지는 없던 걱정도 생기고 있다.
조상우는 지난 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팀이 10-9로 앞선 8회초 2사에 등판해 ⅔이닝 4피안타 1탈삼진 3실점하고 패전투수가 됐다. 평균자책점은 0에서 1.69로 올랐고, 블론 세이브와 패전도 처음이다.
이날 경기 전까지만 해도 관심사는 조상우의 첫 실점이나 블론 세이브 시기보다 구속이었다. KBO 공식 기록통계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조상우는 지난 2일 인천에서 제이미 로맥(SK)을 상대로 157.2km에 달하는 포심 패스트볼을 던져 KBO리그 시즌 최고 구속을 찍었다.
경기 전 키움의 장정석 감독도 “정말 대단하다. (구속이 올라간 이유가) 집중력이 아닌가 싶다”며 놀라움을 숨기지 못할 정도였다.
조상우의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날이 따뜻해질수록 올라가고 있다. 3월 152.8km에 이어 4월에는 153.3km가 나왔고, 2일 SK전에서는 154.9km까지 상승해 앞으로 평균 155km 이상, 최고 157.2km 이상도 기대하게 만든다.
스포츠투아이가 2011년부터 투구 추적 시스템(PTS)으로 집계한 가장 빠른 공 111개 중 토종 투수가 던진 것은 하나도 없다. 공동 92위에 오른 20개의 구속이 158.8km로 현재 조상우의 최고 구속에서 2km 가까이 끌어올려야 하지만, 조상우라면 가능할지 모른다는 기대도 가능하다.
그러나 장 감독은 신중했다. 장 감독은 “(더 따뜻해지면) 초반보다 구속이 더 올라갈 수도 있지만, 지치면 저하될 수도 있기 때문에 관리를 잘 해줘야 한다”며 체력도 변수가 될 수 있음을 지적했다.
좋은 투구 밸런스를 유지한 점은 긍정적인 부분이다. 조상우가 구속 욕심을 갖고 있지는 않은지 묻자 장 감독은 “밸런스는 처음 151km였을 때나 157km일 때나 비슷하다. (구속이 올라간다고) 밸런스가 깨질 것이란 생각은 전혀 없다. 피로가 누적됐을 때가 걱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곧바로 경기에서 조상우의 첫 실점이 나왔다. 내야수들의 아쉬운 수비도 있었지만, 어쨌든 9회초 선두타자 이형종에게 좌전안타를 내줘 실점 원인을 제공한 것은 조상우였다.
장 감독은 조상우가 한 달 넘게 무실점 행진을 할 때도 “언젠가 고비가 있을 것”이라며 경계를 풀지 않았다. 첫 실점과 함께 블론 세이브와 패전까지 기록했으니 걱정이 생길 법도 하다.
당분간 조상우를 향한 이목도 구속에만 한정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상우에게는 지금이 시즌 첫 고비일 수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