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이대호(37)와 손아섭(31)은 롯데 자이언츠의 심장이라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패색이 짙던 경기에서 결정적인 대포로 불펜의 부진을 상쇄했고, 원년 멤버 삼성 라이온즈와 기획한 클래식시리즈에서 팀의 위닝시리즈를 이끌었다.
롯데는 12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원정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10-9의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3-9로 끌려가던 7회부터 9회까지 매회 2점씩을 만회하며 동점을 이뤘고, 연장 10회 결승점을 뽑아냈다. 자칫 최하위까지 추락할 수도 있었던 위기에서 값진 승리를 따내며 8위(15승26패)를 지켜냈다.
이날 롯데는 마운드의 부진 탓에 초반부터 어려운 경기를 했다. 선발투수 박시영은 1.1이닝만에 4안타(1홈런) 1볼넷 1삼진 5실점으로 무너졌고, 이어 등판한 최영환(1.2이닝 2실점)~서준원(1이닝 2실점)도 추가 실점한 탓에 일찌감치 김이 빠졌다. 그러나 주장 손아섭과 이대호는 힘없이 무너지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다. 이대호가 먼저 힘을 냈다. 5-9였던 8회 2사 1루에서 권오준을 상대로 좌월 2점홈런(6호)을 터트리며 승부를 미궁에 빠트렸다. 불펜에 불안요소가 있었지만, 타선의 힘을 고려하면 2점은 극복할 수 있는 차이였다. 결국 롯데는 9회 무사 1루에서 강로한의 2루타와 채태인의 좌전 적시타로 9-9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다음은 손아섭이었다. 10회 선두타자로 등장해 김대우의 2구째를 때려 좌측 담장을 넘기는 1점홈런(시즌5호)으로 연결했다. 무려 6점차를 극복한 한 방에 동료들은 엄청난 에너지를 얻었고, 구승민이 10회를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라이온즈파크를 찾은 롯데 원정팬들은 손아섭의 인터뷰가 끝날 때까지 현장에 남아 축제를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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