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오뚝이’ 강성훈(32)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159번째 도전 만에 처음으로 정상에 올랐다. 2부투어와 국내 복귀 등 거듭된 좌절에도 포기하지 않은 끝에 감격의 순간을 맞았다.
강성훈은 13일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의 트리니티 포리스트 골프클럽(파71·7558야드)에서 열린 PGA투어 AT&T 바이런 넬슨 4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3개를 묶어 4타를 줄였다. 최종 합계 23언더파를 적은 그는 공동 2위인 멧 에버리(미국)와 스콧 피어시(미국)를 2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우승 상금은 142만2000 달러(약 16억7000만 원)이다.
이번 우승으로 2020~2021시즌까지 PGA 투어 카드를 확보했고, 내년 플레이어스 챔피언십과 마스터스 출전권도 따냈다.
한국 선수가 PGA투어에서 우승한 것은 최경주(9승), 양용은(2승), 배상문(2승), 노승열(1승), 김시우(2승)에 이어 강성훈이 6번째다. 한국인 챔피언이 배출된 것은 2016년 김시우의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 이후 3년 만이다.
2006년 도하아시아경기 금메달리스트로 아마추어 시절부터 주목받은 강성훈은 2007년 19세 때 프로 데뷔 후 2011년 꿈의 무대라는 PGA투어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높은 벽을 실감하며 부진에 빠져 3년 동안 2부 투어인 웹닷컴 투어를 전전했고, 2013년에는 국내에 돌아와 한국프로골프투어에서 2승을 거두며 상금왕에 오르기도 했다. 그래도 미련을 버릴 수 없어 2017년 재도전 끝에 PGA투어에 복귀해 마침내 챔피언에 등극했다.
172cm의 키로 PGA투어에선 단신에 들어가지만 강도 높은 훈련을 통해 300야드 넘는 드라이버 샷을 갖췄다.
악천후로 3라운드를 9개홀 밖에 마치지 못한 강성훈은 마지막 날 잔여 9개홀을 포함해 하루 27홀을 도는 강행군을 치렀다. 강성훈은 “3시간 밖에 잠을 못자고 출전해 집중하기 힘들었다. 캐디와 많은 얘기를 나눴던 게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강성훈은 선두 자리를 내주고 출발했지만 8~10번홀 연속 버디에 이어 14번홀에서 다시 버디를 낚아 에버리(미국)와 공동 선두가 됐다. 15번 홀에선 강성훈이 약 7m 버디 퍼트에 성공한 반면 에버리는 보기를 기록했다. 2타 차 단독 선두가 된 강성훈은 16번 홀에서 다시 한번 3연속 버디를 완성해 3타차로 달아나며 사실상 승리를 굳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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