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C 위원 예약한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의 과제, 내치도 신경 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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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5월 24일 05시 30분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스포츠동아DB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스포츠동아DB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을 예약한 이기흥 대한체육회장(64)은 대한카누연맹 회장, 대한수영연맹 회장, 아시아카누연맹 부회장, 아시아수영연맹 부회장, 국제수영연맹 집행위원 등 2000년대 들어 국내 체육행정가들 중에선 가장 활발하게 대내외 활동을 펼쳐왔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2016년 10월 제40대 대한체육회장으로 당선됐다. 이 회장의 IOC 입성 또한 그간의 공로를 인정받은 결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회장에게는 빛과 더불어 그림자도 늘 따라붙었다. 대한체육회장 취임 이후로만 국한해도 이미 수차례에 걸쳐 안팎으로 사퇴 압력에 직면했다. 한국체육행정을 책임진 수장이기에 결코 가벼이 넘길 수만은 없는 목소리들이었다.

올해 초에도 국내체육계에 만연한 성폭력과 은폐 사태를 방관한 데 따라 책임지고 물러나라는 체육시민단체들의 요구가 빗발쳤다. 정치권에서도 이에 동조하는 움직임이 적지 않았다. 이들은 대한체육회가 성추행으로 영구 제명된 지도자들에게 면죄부를 주면서 체육계 내의 뿌리 깊은 성폭력 범죄를 묵인하고 화를 키웠다고 주장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 회장의 취임 직후부터 ‘보은인사’, 측근 챙기기 논란과 함께 체육회 일부 직원들의 기강해이 사건이 잇따랐다. 또 체육회 산하 각 연맹 및 협회의 숱한 비리와 더딘 쇄신작업 역시 그동안 이 회장의 발목을 잡으면서 사퇴 촉구를 비롯한 여러 파장을 낳았다. 이 회장이 취임한 뒤로 2년 6개월여 동안 국내체육계에는 바람 잘 날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이제 이 회장은 IOC 위원으로서 한국의 스포츠외교력을 복원해야 할 책무를 지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산적한 국내 현안들도 반드시 직접 챙겨야 한다. 전임자들과 달리 명예롭게 IOC 위원의 소임을 마치기 위해서라도 외교 못지않게 내치에 신경을 기울이며 다시는 사퇴 청원과 같은 불미스러운 목소리에 스스로를 노출시키지 않아야 한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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