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번 홀에서 우승을 자축하는 3m 버디 퍼트를 넣은 재미교포 케빈 나(36)는 자신을 향해 달려온 세살 된 딸 소피아를 향해 “아빠 우승했다”며 활짝 웃었다. 그 옆에 있던 만삭의 아내 배를 쓰다듬고 입을 맞추며 “우리 아기”라고 외쳤다. 온 가족과 승리의 기쁨을 나눈 케빈 나의 표정에 행복이 가득해 보였다.
케빈 나(한국명 나상욱)는 27일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의 콜로니얼 컨트리클럽(파70)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찰스 슈와브 챌린지 최종 라운드에서 4타를 줄여 최종 합계 13언더파 267타로 정상에 올랐다. 2위 토니 피나우(미국)를 4타차로 제친 완승이었다.
지난해 7월 밀리터리 트리뷰트 제패 이후 10개월 만에 우승컵을 수집한 그는 PGA투어 통산 3승째를 거뒀다. 2010년 슈라이너스 아동병원 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신고한 그는 오랜 기다림 끝에 2승을 거둔 바 있다.
우승 상금 131만4000달러(약 15억6000만 원)를 받은 케빈 나는 PGA투어 통산 상금 3000만 달러를 돌파했다. 지난주 메이저 대회인 PGA챔피언십 컷 탈락의 안 좋은 기억도 날려버렸다.
케빈 나는 “위대한 선수들 사이에 나도 역대 이 대회 우승자로 이름을 남기게 돼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페어웨이가 길지 않아 3번 우드와 아이언으로 티샷을 하게 된 것이 나와 잘 맞았다”고 전했다.
서울에서 태어나 1991년 미국으로 이민간 그는 중고시절 미국 아마추어 무대에서 강자로 이름을 날린 엘리트 골퍼였다.
2타차 선두로 출발한 케빈 나는 10번홀까지 버디 2개와 보기 2개로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14번 홀에서 3m 버디 퍼트를 성공시킨 뒤 2타차 2위였던 피나우가 16번 홀에서 보기를 해 4타차까지 달아나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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