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파울루 벤투 감독(포르투갈)은 27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호주전(7일·부산)~이란전(11일·상암)에 출격할 태극전사들을 공개했다.
3월 A매치를 마친 뒤 잠시 휴식을 가진 벤투 감독은 코칭스태프와 K리그 현장을 누비면서 뉴 페이스 발굴과 함께 기존 주력자원들의 컨디션을 점검해왔다. 동시에 수시로 유럽 리거들을 비롯한 해외파의 몸 상태를 체크했다.
이 과정에서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독일) 체제에서 핵심 스트라이커로 뛴 이정협(부산 아이파크)이 벤투호 출범 이후 처음 발탁됐고, K리그1에서 양강 체제를 구축한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의 주력자원인 손준호, 김태환이 호출받았다.
대한축구협회가 아시아 강호들과의 6월 국내 A매치를 기획한 이유는 9월 2022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지역예선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기존 경험한 국가들과는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는 내부의 목소리도 있었다.
다음은 벤투 감독과의 일문일답.
- 이정협이 오랜만에 대표팀에 복귀했는데.
“먼저 이 자리에서 큰 대회에 나설 두 대표팀이 선전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하고 싶다. 이미 20세 이하(U-20) 월드컵에 나선 정정용호, 6월 프랑스 여자월드컵에 나설 윤덕여호가 선전하길 기원한다. 이정협의 경우, 특징과 플레이에 대해 유심히 지켜봤다. 대표팀의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이정협의) 과거 경기력을 분석했고 소속 팀에서의 최근 모습을 두루 체크하고 점검, 파악한 결과 충분히 대표팀에 적응할 수 있는 자질을 가진 선수라는 판단이 섰다.”
- 이청용(보훔), 지동원(FSV 마인츠), 정우영(알 사드) 등을 제외한 배경은?
“이청용은 아시다시피 최근 부상을 당한 것으로 확인했다. 휴식이 다소 필요할 것이다. 지동원도 최근 리그를 출전하면서 시즌을 종료했으나 3월 소집 때도 무릎 통증을 호소하고 소속 팀에서도 불편한 감이 있다고 해서 프리시즌 적응이 필요하기도 하고 컨디션을 조절시키는 차원에서 배려했다. 정우영도 발목 통증이 있어서 굳이 무리시키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다.”
- 6월 2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에 나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의 합류가 늦어질 수 있는데.
“손흥민과는 앞서 연락을 취했다. UCL 결승에 나선다는 것이 인생에서 정말 뜻깊고 특별한 순간이기에 모든 걸 그 순간에 집중하고 즐기라고 조언해줬다. 대표팀에 대해선 시간 갖고 생각해도 좋으니 일단 UCL 결승에 집중하라고 해줬다. 물론 대표팀 합류가 늦어질 수도 있다. 여기에 권창훈 등도 아직 리그 일정이 끝나지 않았다. 소속 팀 일정에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 우선이다. 귀국 후 어떤 컨디션인지 체크해서 A매치를 잘 준비하겠다.”
- 지친 손흥민에게 휴식을 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상황을 잘 파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대표팀 사령탑 입장에서는 최고의 선수를 늘 선발하고 싶은 것은 당연하다. 시즌 중에는 소속 팀 일정을 고려해야 한다. 다만 늘 상황이라는 것이 있는 법이다. 선수들의 입장과 대표팀의 입장을 두루 고려해야 한다. 현 시기는 손흥민을 불러도 된다고 판단했다. 6월 A매치 소집은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다. 손발 맞추고 함께할 시간이 짧기에 이런 소집 기회를 잘 활용해야 추후 큰 무대를 잘 대비할 수 있다. 손흥민은 내가 부임한 뒤 제대로 소집하지 못한 적도 있다. 지난해 11월과 아시안컵 준비기간부터 본선 1~2차전을 건너뛰었다. 다만 그 무엇보다 UCL 결승에 집중하고 대표팀에서 잘해주길 희망한다.”
- 손준호, 김태환을 처음 합류시켰는데.
“대표팀에 합류시킬 때는 철저한 분석을 토대로 한다. 이들의 경기력이 대표팀에서 통할 수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소속 팀에서의 퍼포먼스가 대표팀에서 어떻게 표출될지를 지켜봐야 한다. 추후 활용 여부는 이번 소집기간을 살필 것이다.”
- 국내파를 많이 뽑았으나 K리그1 공격 포인트 10위권 이내의 선수는 김태환이 유일한데. 기록보다 본인 철학과 스타일에 부합되는 선수를 찾은 것인가.
“선수를 대표팀에 선발할 때, 어느 곳에서 뛰는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능력과 대표팀의 플레이 스타일에 맞는지 여부가 훨씬 중요하다. 단순한 득점, 도움 등의 기록은 대표팀에 크게 중요하지 않다. 숫자로 대표팀 합류를 설득하기는 어렵다.”
- 폴란드에서 개막한 20세 이하(U-20) 월드컵에 인상적인 선수가 있다면.
“이미 A대표팀 소집 경험이 있는 선수(이강인 등)가 있고, 그밖의 관찰 범위에 있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 살필 수 없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체크할 계획이다. 좋은 활약을 하는 선수가 있어도 당장 발탁하기보다는 긴 호흡이 필요하다. 발전 과정을 지켜보고 향후 성인 무대에서의 적응까지 두루 고려할 필요도 있다.”
- 3월 A매치에 뛰지 않은 백승호(지로나)를 재발탁한 이유가 있나.
“백승호의 능력에 대해선 확신을 갖고 있다. 소속 팀에서 1, 2군을 오가면서 훈련을 해왔고 어려움을 겪은 선수이지만 실력은 파악하고 있다. 더욱이 백승호의 포지션에 일부 선수들이 이탈한 것도 있어 새로운 옵션을 찾을 필요도 있었다. 유일한 대안은 아니나 옵션 중 하나임에 틀림없다. 다음 시즌까지도 꾸준히 관찰할 것이다.”
- 중장기적 관점에서 정우영(바이에른 뮌헨)에 대해 어떻게 보는지.
“지속적인 관찰은 우리가 끊임없이 가져가야 할 부분이다. 필요하면 단기적으로도 발탁할 수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다만 정우영은 대부분 시간을 2군에서 보냈다. 그런 어린 선수가 1군에서 정기적으로 뛰기 어렵다는 것도 잘 안다. 소속 팀 문제가 없다면 U-20 월드컵에도 출전했을 수 있다. 다른 선수들도 정우영과 함께 체크하는 과정이다. 현 명단으로 6월 여정을 대비할 수 있다는 판단이 섰다.”
- 9월 2022카타르월드컵 지역예선을 앞두고 이번 소집은 어떤 의미인가. 또 지금의 명단은 3개월 뒤 어떻게 반영될까.
“6월 친선전 준비는 평소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일단 어떤 몸 상태인지가 중요하다. 선수 상황이 파악되면 훈련을 하고 상대를 분석해 경기에 임해야 한다. 물론 3월과 다른 유형의 상대와 맞선다. 9월 명단의 경우는 섣불리 언급하기 어렵다. 많은 일이 벌어질 수 있다. 두 경기 분석과 함께 한국, 중국 슈퍼리그, 일본 J리그 등 아시아 리그를 살펴야 한다. 대표팀 특성상 소집과 훈련할 여유는 많지 않기에 큰 폭의 변화는 어려울 것이다. 기본 토대는 유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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