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과 리버풀이 ‘별들의 무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에서 맞붙게 되자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결승 예고 포스터에 손흥민(27)을 토트넘 대표 선수로 내세웠다. 이번 시즌 UCL에서 4골을 터뜨리며 ‘월드클래스’로 발돋움한 손흥민의 위상을 보여준다. 이에 맞설 리버풀의 대표로는 세계적 수비수 버질 판 데이크(28)가 선택됐다. 양 팀의 간판 스타를 내세워 ‘창과 방패’의 격돌을 표현한 것이다.
양 팀은 다음달 2일 오전 4시(한국 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UCL 결승전을 치른다. 미국 블리처리포트는 “토트넘의 키 플레이어 손흥민과 그를 꽁꽁 묶으려는 판 데이크의 대결이 결승전 관전 포인트다”고 보도했다.
토트넘이 사상 첫 UCL 우승에 성공하려면 ‘통곡의 벽’ 판 데이크를 무너뜨려야 한다. 네덜란드 출신으로 EPL 사우샘프턴에서 뛰던 판 데이크는 지난해 1월 역대 수비수 최고 이적료(7500만 파운드·약 1134억 원)로 리버풀에 둥지를 틀었다. 이번 시즌 그는 잉글랜드프로축구선수협회가 선정하는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하며 최고 시즌을 보냈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장신 수비수인 판 데이크(193cm)는 몸싸움과 헤딩 능력에 스피드까지 갖춘 완벽한 수비수로 일대일로는 뚫기 힘든 선수다”고 말했다.
유럽축구 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에 따르면 이번 시즌 판 데이크는 EPL에서 걷어내기(199개) 슛블로킹(18개) 가로채기(40개) 부문에서 모두 팀 내 1위를 기록했다. 스카이스포츠는 “이번 시즌 판 데이크는 3월 18일까지 EPL에서 2755분을 뛰면서 단 한번도 상대에게 드리블 돌파를 허용하지 않는 경이로운 모습을 보여줬다”고 보도했다. 판 데이크를 중심으로 한 탄탄한 수비 덕분에 리버풀은 이번 시즌 EPL 최소 실점(22골)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 UCL 결승에서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에 1-3으로 패하는 아픔을 맛본 판 데이크는 이번 시즌에는 다른 결말을 맺고 싶다고 했다. 그는 29일 “과거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다. EPL에서 해왔던 방식대로 토트넘 공격수들을 괴롭힐 것이다”고 말했다. 토트넘은 이번 시즌 EPL에서 리버풀과 두 번 맞붙어 모두 졌다.
판 데이크는 4월 맞대결에서 손흥민을 극도로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시 토트넘의 역습 상황에서 무사 시소코와 손흥민이 동시에 리버풀 문전을 향해 뛰었다. 이들의 앞에 선 수비수는 판 데이크 혼자였다. 판 데이크는 공을 몰고 가던 시소코에게 달려들지 않고 손흥민에게 연결될 수 있는 패스 길목을 차단하는 데 주력했다. 결과적으로 시소코의 슈팅이 빗나가 토트넘은 득점에 실패했다. 당시 판 데이크는 “손흥민은 이런 상황(역습)에서 항상 득점을 올리는 선수이기 때문에 패스 길목을 막는 선택을 했다”고 말했다.
판 데이크를 중심으로 한 리버풀 수비를 무너뜨리려면 토트넘 공격진 전체의 영리한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박찬하 KBSN 해설위원은 “원톱으로 나설 공격수(해리 케인, 페르난도 요렌테 등)가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판 데이크가 자신을 수비하게 만들어 동료들이 문전으로 침투할 공간을 만들어줘야 한다. 이 때 측면에서 중앙으로 파고드는 손흥민 등이 판 데이크의 거친 수비를 벗어나 골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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