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우승 징크스 날린 위르겐 클롭 감독 “축구 인생 최고의 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축구 인생 최고의 밤이다.”

리버풀이 2일(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완다 메트로폴리타노에서 열린 토트넘과 2018~20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에서 2-0으로 이기자 리버풀의 위르겐 클롭 감독(52)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클롭은 경기 후 BT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우리 선수들은 나를 위해 고생해줬다”며 “다른 누구보다도 우승할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우승으로 클롭은 ‘준우승 징크스’를 확실하게 날려버렸다.

2008년 독일 분데스리가 도르트문트의 지휘봉을 잡은 클롭은 2010~2011시즌과 2011~2012시즌 연속으로 분데스리가 정상에 오르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강력한 전방 압박의 게겐 프레싱을 앞세워 분데스리가의 독보적인 존재인 바이에른 뮌헨을 상대할 수 있는 감독으로 명성을 얻었다.

클롭은 리버풀을 재건시킬 수 있다는 기대감 속에 2015년 10월 사령탑에 올랐다. 그러나 정상의 길은 멀고도 험했다.

리버풀은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 2015~2016시즌 8위를 시작으로 2016~17시즌과 2017~18시즌 각 4위에 그쳤다. 막대한 투자를 하면서 우승에 대한 기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 컸던 2018~19시즌에는 2위에 머물렀다. 특히 EPL 38경기에서 단 1패만을 당하며 30승7무(승점 97)를 기록했지만 맨체스터 시티(승점 98)에 승점 1점차로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UCL 무대도 뜻대로 풀리지 않기는 마찬가지였다. 도르트문트를 지휘하던 2012~2013시즌 UCL 준우승에 머물렀던 클롭은 2017~2018시즌 리버풀을 UCL 결승에 올리고도 레알 마드리드에 무너졌다.

올 시즌 UCL 결승은 삼수였던 셈이다. 리버풀은 준결승에서 리오넬 메시를 앞세운 FC바르셀로나에 1차전에서 0-3으로 패했지만 안방 2차전에선 4-0 대승을 거두는 ‘안필드의 기적’으로 2년 연속 UCL 결승에 올랐다.

리버풀은 손흥민이 풀타임으로 뛴 토트넘을 상대로 경기 시작 2분 만에 무함마드 살라가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면서 기선을 잡은 뒤 후반 42분 디보크 오리기의 추가 골을 더해 우승을 확정했다.

리버풀로서는 2004~2005시즌 이후 14년 만의 감격스러운 UCL 우승이고, 클롭 개인적으로는 두 차례 UCL 준우승 이후 처음으로 ‘꿈의 무대’를 제패한 쾌거였다. 클롭은 “이번 우승으로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며 또 다른 우승을 꿈꿨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