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홋스퍼를 2-0으로 물리친 리버풀FC(이상 잉글랜드)의 우승으로 끝난 2018~20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이하 UCL) 파이널이 열린 2일(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에스타디오 완다 메트로폴리타노.
정성스레 준비된, 지구촌 3억 명이 주목한 마드리드의 축제에 정작 마드리드는 없었다. 이곳을 연고로 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레알 마드리드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우승 도전이 일찌감치 막을 내린 탓이다.
탈락도 빨랐다. 역대 UCL 무대에서 가장 많은 우승횟수(13회)를 자랑한 레알 마드리드는 아약스 암스테르담(네덜란드)에 16강에서 무너졌고, 안방까지 대여해주며 전의를 불태웠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유벤투스(이탈리아)에 밀려 8강 티켓을 얻지 못했다.
물론 창피할 이유는 없었다. 결승전 개최도시의 연고 클럽이 우승한 것은 1957년 레알 마드리드와 1965년 인테르 밀란(이탈리아)이 전부다.
그렇다보니 흥행 전선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두 마드리드 대표 클럽의 팬들은 전 세계 여행자들과 어우러져 UCL 파이널을 즐기는 모습이었다. 현지시간 기준 지난달 30일부터 2일까지 마요르 광장을 비롯한 도심 곳곳에서 펼쳐진 주요 이벤트 현장은 밤늦도록 엄청난 인파로 붐볐고, 경기 당일 메트로폴리타노는 대단한 열기를 뿜어냈다.
6만4000여 장의 입장권은 이미 오래전에 매진됐다. “챔피언”을 외치는 장엄한 UCL 주제곡이 울려 퍼지고 전반 킥오프 휘슬이 울릴 때까지도 경기장 주변에서는 암표를 구하려는 이들로 넘쳐났다. 원가 80만 원짜리가 한때 중고 티켓 재판매 사이트에서 2000만~3000만 원까지 치솟았음에도 이마저 없어 팔지 못할 정도였다.
UEFA와 토트넘, 리버풀은 구단 차원에서 암표 판매에 엄격한 대응을 선언했으나 결국에는 포기 듯 했다. 경찰들 앞에서 ‘티켓 구한다’는 문구를 들어 보인 것은 물론, 대놓고 가격을 흥정하는 장면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평소에도 비싼 물가를 자랑해온 마드리드의 숙박시설 및 식당들은 ‘UCL 파이널 특수’에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3월부터 대회 기간 현지 3성 호텔의 1박 비용은 40만~50만 원을 오갔고, 대회가 임박한 시점에는 80만~90만 원 이상 불렀다. 경기 다음날인 2일부터 거짓말처럼 정상 요금으로 떨어졌으니 팬들의 원성이 대단할 수 밖에 없었다.
UEFA의 대회 진행을 돕기 위해 현장에 파견된 스페인 왕립축구협회의 한 스태프는 “온라인을 통한 암표 판매 등 가능한 부분은 최대한 통제했음에도 폭등한 숙박비 등의 문제는 잡기 어려웠다. 그래도 큰 잡음 없이 무사히 대회가 끝난 것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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