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9월 10일 대구 한화 이글스-삼성 라이온즈전. 당시 입단 2년차 투수였던 권혁(36·두산 베어스)은 한화를 상대로 데뷔 첫 홀드를 기록했다. 이후 149개의 홀드를 더하기까지 16년, 꼬박 5744일이 더 걸렸다. KBO리그 역대 두 번째 150홀드 고지. 여전히 팔팔하다고 자부하는 권혁은 이제 200홀드라는 이정표를 노리고 있다.
두산은 2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7-4로 승리하며 최근 4연패에서 탈출했다. 선발투수 조쉬 린드블럼이 6.2이닝 4실점으로 버텨줬고 타선이 장단 13안타로 힘을 보탰다. 두산이 7-4로 앞선 7회, 2사 후 황재균이 내야안타로 살아나갔다. 여기서 김태형 감독은 권혁을 투입했다. 당초 마무리투수로 공언했던 권혁이기에 파격적인 선택이었다. 권혁은 강백호의 번트타구를 침착히 잡아 이닝을 끝냈다. 8회부터는 이형범이 등판했고, 권혁은 홀드를 챙겼다. 안지만(은퇴·177홀드)에 이어 두 번째 150홀드 고지에 오르는 순간이었다.
경기 후 권혁은 “불펜투수를 오래하며 쌓인 기록이다. 기록 달성보다는 지금까지 유니폼을 입고 있다는 자체가 뿌듯하고, 하루하루 행복하다”고 밝혔다. 마무리투수든 원포인트 릴리프든 보직은 그에게 중요하지 않다. 권혁은 “순서만 다를 뿐, 중요하지 않은 보직은 없다. 한 타자든 두 타자든 잘 막겠다”고 다짐했다.
150홀드에는 무덤덤하지만 KBO리그 최초 200홀드라면 얘기가 다르다. 권혁은 “솔직히 욕심도 생긴다. 그때까지는 몸 관리 잘해서 선수생활을 하고 싶다. 그땐 좀 느낌이 새로울 것 같다”며 꾸준한 활약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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