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는 사령탑의 교체 이후 거짓말처럼 반등하고 있다. 투타에 걸쳐 숭숭 뚫려 있던 구멍이 순식간에 사라졌거나 빠르게 메워지고 있다. 외국인선수 쪽도 마찬가지다. 퇴출 위기에 몰렸던 제이콥 터너가 그 중심에 있다. 박흥식 감독대행이 취임하기 전까지는 9경기에서 1승5패 평균자책점(ERA) 6.17에 그치며 골칫거리였으나 어느새 에이스 양현종에 버금가는 괴물로 변신했다. 3경기에 등판해 22이닝을 던지며 전승에 ERA 0.82다.
올 시즌에 앞서 KIA는 외국인선수 3명을 모조리 교체했다. 이 때문에 KIA의 전력을 예상하기가 쉽지 않았을 뿐더러, 중하위권으로 분류한 전문가들이 적지 않았다. 2017년 한국시리즈 우승에 절대적으로 기여한 우완투수 헥터 노에시, 좌완투수 팻 딘, 외야수 로저 버나디나가 모두 떠났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의 헥터는 세금부담이 늘어 선수 스스로 재계약을 포기한 반면 나머지 두 선수에 대해선 구단이 주도적으로 결별을 택했다. 그 빈자리로 터너와 더불어 또 다른 외국인투수 조 윌랜드, 외국인타자 제레미 해즐베이커가 영입됐다.
어느덧 6월로 접어든 가운데 윌랜드는 여전히 그만그만한 성적에 머물고 있다, 12경기에서 4승3패, ERA 5.25다. 터너처럼 극적으로 돌파구를 찾지 못한다면 KIA로선 교체를 검토해볼 만하다. 해즐베이커는 이미 미국으로 돌아갔다. 2년 연속 3할 타율에 20홈런-20도루를 작성한 버나디나가 얼마나 대단한 선수였는지 각인시켜줬을 뿐이다. 해즐베이커를 대신한 프레스턴 터커의 경우 아직은 적응기로 봐야 한다.
KIA처럼 NC 다이노스도 외국인선수 전원을 바꿨다. 드류 루친스키는 팀에 절실했던 에이스 역할을 해주고 있는 반면 에디 버틀러와 크리스티안 베탄코트는 전임자들과 비교했을 때 확실히 낫다고 단언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그래도 NC가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개막 이후 줄곧 상위권을 지키고 있어 구단이 섣불리 다른 선택지를 들여다볼 가능성은 떨어진다. NC 역시 KIA처럼 외국인선수를 싹 바꿔 올 시즌 행보를 가늠하기 힘들었는데, 지금까지는 나쁘지 않은 것으로 평가할 만하다.
6월부터 팀 순위경쟁은 한층 격화된다. 그렇기에 구단들은 전력보강을 위해 머리를 싸맨다. 그러나 트레이드가 원활치 않은 KBO리그의 속성상 대개는 외국인선수 교체로 방향을 잡곤 한다. 이미 롯데 자이언츠의 투수 제이크 톰슨 교체 움직임은 수면위로 부상했다. 이 대열에 놀랍게도 SK 와이번스가 합세했다. 올 시즌 12경기에서 3승2패, ERA 3.56을 기록 중인 투수 브록 다익손을 바꾸려고 한다. ‘의외’의 결정이다.
KIA와 NC의 사례에서 재차 확인되듯 KBO리그에선 외국인선수가 팀 전력을 들었다놓았다한다. 그럼에도 예측은 쉽지 않다(터너의 180도 변신을 누가 예측했겠는가). 새로운 토양과 문화에 ‘적응’이라는 필터를 통해 ‘빠르게’ 정착하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더욱이 올해부터 새 외국인선수에게는 100만 달러의 몸값 상한선이 적용되고 있다. 교체 선수도 마찬가지다. 팀 전력의 상수여야 하지만 늘 변수 같은 존재가 외국인선수다. 롯데와 SK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