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질 판데이크(28)의 수비는 견고했다. 간신히 뚫고 슈팅을 시도해도 골키퍼 알리송(27)의 손에 걸렸다. 리버풀이 거액을 투자해 쌓은 ‘수비의 벽’은 철옹성과도 같았다.
리버풀(잉글랜드)이 2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2018∼2019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에서 토트넘(잉글랜드)을 2-0으로 꺾고 우승했다. 리버풀은 전반 2분 무함마드 살라흐(27)가 페널티킥 선제골을, 교체 투입된 디보크 오리기(24)가 후반 42분 추가골을 터뜨렸다. 이번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 살라흐는 지난달 8일 FC 바르셀로나의 UCL 4강 2차전에서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했지만 ‘NEVER GIVE UP’(절대 포기하지 마)이 새겨진 셔츠를 입고 응원을 했다. 포기하지 않았던 덕분에 1차전에서 0-3으로 져 결승 진출이 불가능해 보였던 리버풀은 2차전을 4-0으로 이겼다. 정규리그 3골에 그쳤던 오리기가 선제골과 결승골을 넣으며 ‘안필드(리버풀의 안방)의 기적’을 만들었다.
몸이 채 풀리기도 전에 실점을 허용한 토트넘은 거센 반격에 나섰다. 유효 슈팅 수에서 8-3으로 리버풀을 압도했다. 골로는 연결시키지 못했다. 판데이크와 알리송이 버티고 있어서다. 판데이크는 이날 유럽축구연맹(UEFA)이 선정한 경기 최우수선수에 뽑혔고, 알리송은 축구통계 전문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이 매긴 평점에서 양 팀 최고인 8.7점을 받았다.
둘은 리버풀이 거액을 투자해 영입한 선수다. 판데이크는 지난해 1월 7500만 파운드(약 1124억 원)라는 수비수 역대 최고 이적료를 지불하고 데려왔다. 그러고도 지난해 6월 UCL 결승에서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에 무릎을 꿇은 리버풀은 이번 시즌을 앞둔 지난해 7월 6700만 파운드(약 1004억 원)라는 당시 골키퍼 역대 최고 이적료를 주고 알리송까지 끌어오며 다른 클럽들을 놀라게 했다. 리버풀은 이번 시즌 EPL에서 역대 최다 승점 2위라는 아쉬움을 남겼지만 2004∼2005시즌 이후 14년 만이자 통산 6번째 유럽 챔피언에 오르면서 ‘투자의 힘’이 뭔지를 보여줬다.
2012∼2013시즌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 2017∼2018시즌 리버풀 감독으로서 UCL 결승에 올랐지만 각각 바이에른 뮌헨(독일), 레알에 무릎을 꿇었던 리버풀의 위르겐 클로프 감독(52)은 “오늘은 인생 최고의 밤”이라며 기뻐했다. 영국 언론에 따르면 리버풀은 결승전 승리 수당 1900만 유로(약 252억 원)를 포함해 이번 대회에서 총 7435만 유로(약 987억 원)를 벌어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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