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슨 프로 꿈꿨던 이정은, 역경 딛고 최고 권위 US오픈 우승하기까지

  • 뉴스1
  • 입력 2019년 6월 3일 13시 53분


어려운 가정 형편을 돕기 위해 레슨 프로를 꿈꾸며 골프채를 들었던 ‘핫식스’ 이정은(23·대방건설)이 US여자오픈이라는 꿈의 무대 정상에 올랐다. 최고의 무대에서 정상에 선 이정은은 뜨거운 눈물을 쏟아냈다.

이정은은 3일(한국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컨트리클럽 오브 찰스턴(파71·6732야드)에서 열린 US여자오픈(총상금 550만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 3개와 버디 4개를 묶어 1언더파 70타를 기록, 최종합계 6언더파 278타를 적어냈다.

이정은은 유소연(29·메디힐) 등 공동 2위 그룹(4언더파 280타)을 2타 차로 제치고 생애 첫 LPGA투어 우승을 메이저대회 우승으로 장식했다.

이정은은 우승이 확정되자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역경을 딛고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대회 정상에 오른 기쁨의 눈물이었다. 트로피를 받고 진행된 인터뷰 중에도 이정은은 통역과 함께 울먹이기도 했다.

이정은은 4살때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하반신 마비가 되는 등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초등학교 시절 잠시 골프를 그만두기도 했지만 이정은은 가정 형편에 도움이 되고자 레슨 프로를 꿈꾸며 중학생 때 다시 골프채를 잡았다.

골프선수로서의 재능은 남달랐다. 이정은은 고등학교 시절 국가대표 상비군에 뽑혔고 태극마크도 달았다. 2015 광주유니버시아드에서는 개인전과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2016년 이정은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 데뷔했다. 루키 시즌 우승을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28개 대회에서 톱10에 7번 드는 등 꾸준한 활약으로 신인왕에 올랐다.

2017년부터 이정은의 시대가 열렸다. 2017년 27개 대회에서 단 한 번도 컷탈락 없이 4승을 올렸다. 톱10에는 무려 20번이나 이름을 올렸다.

이정은은 2017 KLPGA 대상 시상식에서 다승왕, 최저타수상, 상금왕, 대상, 베스트플레이어상, 인기상 등 6개의 트로피를 휩쓸며 6관왕에 올랐다.

2018년에도 이정은의 활약은 이어졌다. 메이저대회에서만 2승을 올리면서 상금왕, 최저 타수상, 베스트플레이어상 등 트로피 3개를 가져갔다.

2년 연속 국내 무대를 평정한 이정은의 시선은 미국으로 향했다. LPGA 퀄리파잉 스쿨을 1등으로 통과한 이정은은 가정 환경, 미국 무대 적응 등을 두고 고심한 끝에 미국 진출을 결심했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의 경쟁에서도 이정은은 뒤지지 않았다. LPGA투어 데뷔전이었던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에서 공동 10위에 오르며 가능성을 보였다.

5월초에는 메디힐 챔피언십에서 연장전 끝에 준우승까지 차지했다. 아쉬움이 컸던 패배였지만 이정은은 이를 발판 삼아 US여자오픈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이정은 한국 선수 10번째로 US여자오픈에서 정상에 선 선수가 됐다.

이정은은 우승 후 “어머니 아버지가 긴장을 하셨을 것 같다. 이렇게 우승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행복하다”며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하게 되어 영광이다. 만족하지 않고 더 많이 노력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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