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호, 이란과 평가전 1-1 무승부
황의조, GK 앞에 두고 감각적 칩슛… 2011년 이후 처음 상대 골망 흔들어
5분 뒤 김영권 자책골로 동점 허용
백승호 데뷔… 중원서 강렬한 인상, 교체도 이승우-이정협 등 4장 활용
8년 5개월여 만에 ‘난적’ 이란의 골문을 열어젖혔지만 ‘무승 징크스’ 탈출은 이번에도 실패했다.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은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이란과의 평가전에서 1-1로 비겼다. 이 경기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9월)을 앞두고 대표팀이 치른 마지막 평가전이었다. 아시아 국가 중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가장 높은 이란(21위)을 상대로 한국(37위)은 자책골의 불운이 겹치면서 승리를 놓쳤다. 이날 무승부로 한국은 이란전 6경기 연속 무승(2무 4패)의 징크스를 이어갔다. 이란과의 역대 전적은 9승 9무 13패가 됐다.
호주와의 평가전(7일)에서 3-5-2 전형을 가동했던 파울루 벤투 한국 감독은 이란전에서 4-1-3-2 전형을 사용했다. 손흥민(토트넘)의 최전방 파트너가 황희찬(잘츠부르크)에서 황의조(감바 오사카)로 바뀌고, 미드필더 백승호(지로나)가 A매치에 데뷔하는 등 호주전과 비교해 선발 멤버 6명이 바뀌었다.
백승호는 중원에서의 적극적인 플레이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한국은 전반 43분 이용(전북)의 크로스를 나상호(FC도쿄)가 발리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크로스바를 맞고 땅에 떨어진 공이 골라인을 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한국은 전반 막판에 수비 집중력이 다소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수비와 미드필더 사이의 간격이 넓어지면서 이란 공격수들의 침투를 막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한국은 이란에 수차례 슈팅을 허용했으나 골키퍼 조현우(대구)의 선방으로 위기를 넘겼다. 한국은 전반에 점유율은 52%(이란 48%)를 기록했지만 슈팅 수에서 6-11로 이란에 밀렸다.
공방전 속에 선제골을 터뜨린 팀은 한국이었다. 후반 12분 수비수 김민재(베이징 궈안)가 한국 진영에서 상대 진영을 향해 롱킥을 시도했다. 날아오는 볼을 바라보며 달려가던 이란 선수 2명이 서로 부딪쳐 넘어지면서 공은 황의조의 앞으로 왔다. ‘원샷 원킬’의 사나이 황의조는 공을 몰고 질주한 뒤 이란 골키퍼를 넘기는 감각적인 오른발 칩슛으로 골을 터뜨렸다. 한국이 2011년 1월 이란과의 아시안컵 맞대결 승리(1-0) 이후 처음으로 이란의 골망을 흔든 순간이었다. 황의조는 호주전에 이어 A매치 2경기 연속 골을 기록했다.
하지만 한국의 리드는 오래가지 못했다. 한국은 후반 17분 이란의 코너킥 상황에서 김영권(감바 오사카)의 자책골로 동점을 허용했다. 볼이 최종적으로 이란 모르테자 푸랄리간지를 막으려던 김영권의 몸에 맞고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호주전에서 교체카드 6장 중 3장만 사용해 ‘교체를 소극적으로 한다’는 비판에 시달렸던 벤투 감독은 이날 이승우, 이정협 등 공격적인 4장의 교체카드를 활용하며 공격을 강화했지만 대표팀은 끝내 추가골을 터뜨리지 못했다.
경기 후 벤투 감독은 “양 팀이 치열하게 대등한 경기를 펼쳤기 때문에 무승부라는 결과가 생겼다. 이란도 수비적으로 견고하게 경기를 했기 때문에 결정적인 골 기회를 많이 만들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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