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에인절스전 6이닝 1실점
2회 홈런 맞았지만 탁월한 위기관리… 거포 트라우트 맞아 범타-연속 삼진
불펜 난조로 역전패… 10승은 미뤄
류현진(32·LA 다저스)이 메이저리그 최고의 타자로 꼽히는 LA 에인절스의 마이크 트라우트(사진)를 꽁꽁 묶어놓는 호투를 펼치고도 동료들의 지원을 받지 못해 10승 기회를 날렸다.
류현진은 1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의 에인절 스타디움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와의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1실점 7안타 6탈삼진을 기록했다. 다저스는 2회초 크리스 테일러의 2타점 2루타 등으로 3점을 뽑으며 앞서 나갔다. 2회말 상대 우익수 콜 캘훈에게 1점 홈런을 맞은 것이 류현진의 이날 유일한 실점이었다. 시즌 7번째 피홈런이었다.
몸값이 12년 총액 4억3000만 달러(약 4860억 원)에 달하는 트라우트는 타율은 0.295로 크게 높지 않지만 홈런 18개를 때려냈고 출루율은 0.466에 달한다. 코디 벨린저(다저스)와 함께 양대 리그 최고 타자로 평가받는 선수지만 류현진 앞에서만은 꼼짝도 하지 못했다. 1회 두 번째로 타석에 들어선 트라우트를 시속 148km 직구로 범타 처리한 류현진은 3회에는 풀카운트 승부 끝에 트라우트의 방망이를 헛돌게 했다. 5회에도 비슷한 광경이 연출됐다. 주자 2명이 출루한 2아웃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트라우트는 류현진의 날카롭게 제구된 공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날 경기로 트라우트는 류현진과의 통산 맞대결에서 10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류현진은 트라우트를 상대로 모두 컷패스트볼을 결정구로 삼았다. 3회 트라우트를 삼진으로 잡을 때는 시속 143km의 컷패스트볼을 가운데로 꽂았다. 5회에도 마지막 공은 컷패스트볼이었다. 시속 141km의 공이 스트라이크존 바깥쪽 경계선에 절묘하게 걸치며 트라우트의 방망이를 헛돌게 했다. 이날 류현진은 평소보다 컷패스트볼 비중을 5%포인트가량 높여 상대 타자들을 헷갈리게 만들었다.
하지만 7회 류현진에 이어 마운드를 넘겨받은 불펜진이 무너지면서 류현진의 통산 50승 도전은 다음 경기로 미뤄졌다. 류현진이 교체되자 트라우트가 펄펄 날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트라우트는 주자 한 명이 나간 상황에서 다저스 계투진인 딜런 플로로를 상대로 한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3-3 동점 투런 홈런을 터뜨리며 류현진의 승리를 지워버렸다. 류현진 교체 이후 시종일관 답답한 경기를 펼친 다저스는 결국 역전을 허용하며 3-5로 졌다.
한편 이날 관심이 높았던 류현진과 오타니 쇼헤이의 대결은 성사되지 못했다. 오타니가 선발 출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8회 대타로 출전한 오타니는 다저스 투수 조 켈리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얻어내 걸어 나간 뒤 이어진 타선의 연속 볼넷 출루와 다저스 수비진의 판단 미스로 홈을 밟으며 결승점을 만들었다. 이날까지 9승 1패를 기록 중인 류현진의 평균자책점은 1.35에서 1.36으로 높아졌지만 메이저리그 1위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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