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 월드컵] 정정용호, 모든 지도자들이 원한 ‘원팀’으로 기적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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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6월 12일 05시 39분


에콰도르 꺾고 결승진출…남자축구 사상 첫 FIFA 대회 결승 금자탑

12일 (한국시간) 폴란드 아레나 루블린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4강전 대한민국과 에콰도르의 경기에서 대표팀이 어깨를 걸고 각오를 다지고 있다.  2019.6.12/뉴스1 © News1
12일 (한국시간) 폴란드 아레나 루블린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4강전 대한민국과 에콰도르의 경기에서 대표팀이 어깨를 걸고 각오를 다지고 있다. 2019.6.12/뉴스1 © News1
정정용호의 에이스 이강인은 지난 1일(이하 한국시간) 아르헨티나와의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조별리그 F조 최종 3차전에서 2-1로 승리해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뒤 “개인적인 생각으로 우리가 처음보다 하나의 팀이 된 것 같다. 가면 갈수록 형들과 코칭스태프들과 ‘한팀’이 되고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는 소감을 전한 바 있다.

앞서 치른 포르투갈과의 1차전이나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2차전은 냉정히 말해 ‘이강인의 팀’에 가까웠다. 벤치의 의도였든, 의도하지 않았는데 선수들이 기댄 것이든 이강인에게 의존하는 모습이 많았다. 하지만 이강인의 말처럼 아르헨티나전은 달랐고, 그때부터 정정용호는 모든 감독들이 원하는 ‘원팀’이 되어 역사를 써내려갔다.

16강에서 라이벌 일본을 만나 강한 투쟁심으로 값진 승리를 거머쥐었고 ‘역대급 명승부’라는 찬사가 쏟아졌던 세네갈과의 8강전에서는 승부차기 혈투를 펼친 끝에 ‘어게인 1983’을 완성시켰다. 그리고 4강에서 에콰도르까지 잡아내면서 결승 진출이라는 기적을 썼다. 모두가 똘똘 뭉쳤기에 가능했던 성과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U-20 축구대표팀이 12일 오전 폴란드 루블린의 루블린 스타디움에서 열린 에콰도르와의 대회 준결승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정정용호는 1983년 세계청소년 선수권에 출전했던 박종환 사단과 2002 월드컵에 나선 히딩크호의 4강을 넘어 한국 남자축구 사상 최초로 FIFA 주관 대회 결승에 이로는 새 이정표를 세우게 됐다.

사실 큰 기대를 받지는 못했던 팀이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도 빅클럽으로 분류되는 발렌시아 소속의 이강인을 제외하면 대중적 인지도가 다소 부족한 선수들이 스쿼드를 차지하고 있던 터라 주목도가 떨어졌다. 게다 팀을 이끄는 정정용 감독도 명성과는 거리가 있었다. 대학 졸업 후 실업팀 이랜드 푸마에서 뛴 것이 마지막일 정도로 현역 시절 이력은 초라했다.

그랬던 팀의 목표가 거창했다. 선수들은 우승을 말했다. 그게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아직 어려서 모른다는 일종의 비웃음이 여기저기서 들렸다. 정 감독은 “선수들은 우승을 말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어게인 1983’이 목표”라 했다. 팀을 이끄는 감독도 현실감이 떨어진 것은 매한가지였다. 그런데 정말 ‘대박’을 쳤다.

원동력은 결국 ‘원팀’이었다. 이강인이 분명 도드라졌으나 결코 이강인만의 힘으로 이룬 것은 아니다. 고공 폭격기 오세훈, 신형 날쌘돌이 엄원상, 2회 연속 존재감 조영욱, 강철체력 정호진, 유럽파 센터백 김현우, 캡틴 황태현 그리고 거미손 이광연까지 이름을 들으면 “그렇구나”라고 외칠 선수들이 수두룩하다.

스태프들의 단합도 좋았다. 선수들의 피지컬을 책임지는 오성환 코치는 “감독님과 선수들은 물론이고 코칭스태프부터 지원스태프까지, 이 팀을 구성하는 모든 이들이 시작부터 끝까지 똘똘 뭉쳤다. 자기의 몫은 물론이고 다른 이들이 할 것들까지도 함께 했기에 더 단단한 팀워크를 만들 수 있었다”고 내부 공기를 전했다.

대회를 앞두고 한 축구협회 관계자는 “정정용 감독도 그렇고 선수 구성도 그렇고, 솔직히 이름값에서는 힘이 떨어지는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사고를 칠 수 있는 확률이 높은 팀이라는 목소리가 많이 있다”고 말한 뒤 “이 팀은 뭐라고 설명하기 어려운 기운이 돈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그 표현하기 어려운 기운으로 지금껏 어떤 팀도 오르지 못한 결승 무대에 진출했다. 어쩌면 답은 간단할지 모른다. 정정용 감독은 “우리 팀은 감독부터 스태프 그리고 선수들 모두 하나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서로를 향한 신뢰가 더 커지고 있다. 그것이 바로 우리의 힘”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모든 지도자들이 원한 ‘원팀’으로 기적을 썼다.

(루블린(폴란드)=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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